[몽유기행시]<곁불>집 잃은 부모는 잿더미 앞에 앉아 넋을 놓았는데 새집 지을 보상금을 차지하려고 농협 앞 다방마다 자식들이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16조회수168 목록 댓글 0곁불
-윤동재
청송 산불,
불붙은 솔방울이 바람을 타고 날아
마을을 태우고 사과밭을 태웠다
집 잃은 부모는 잿더미 앞에 앉아
넋을 놓았는데
새집 지을 보상금을 차지하려고
농협 앞 다방마다 자식들이 진을 친다
창구로 끌려 나온 노인,
엄지에 붉은 인주를 묻혀 지장을 찍는다
자루에 쫓기듯
담기는 붉은 돈다발
농협 한쪽 구석
고성이 튀고 멱살잡이를 하다
바닥에 흥건한 핏물이
움켜쥔 돈을 집어삼켰다
잿더미가 된 마을 길,
불탄 사과밭 사잇길을 홀로 걷는데
내 가슴속에도
탁탁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솔방울 하나
발로 비벼 끄려다
멈칫,
나도
곁불이나마
실컷, 쬐고 싶었던 것이다
#곁불 #청송 산불 #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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