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의 손짓
-윤동재
화청궁 그녀를 만나러
한여름에 세 번 들른 서안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숨이 턱턱
나도 모르게 가방을 벗어 던졌다가
얼른 다시 집어들었다
천 년 전 그녀가 몸을 담그던 물
그 김이 도시 전체에 서린 듯
날씨 예보는 닷새 내내 39도
40도가 넘으면 직장은 모두 휴무라는데
기온이 더 올라도
정부 발표는 언제나 39도
서안은 덥지만 덥지 않다
정부가 더위만큼은 꼭 잡아준다
화청궁의 그녀도 정부만 믿고
날마다 온천욕을 즐긴다
매번 그녀가 김 서린 온천탕 안으로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했지만
천 년을 끓어온,
지금도 펄펄 끓는 그 물에
들어갈 용기가
한 번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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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화청궁 장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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