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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만두 대신 이름만 먹은 덕발장>서안 고루 왼쪽, 만두 하나하나 모양이 다르고 맛이 다르던 곳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18|조회수48 목록 댓글 0

만두 대신 이름만 먹은 덕발장

-윤동재

 

 

서안 고루 왼쪽,

만두 하나하나 모양이 다르고

맛이 다르던 곳

찐만두 물만두 삼백열여덟 종을 맛볼 수 있는

그 만둣집

아내에게도 늘 한번 맛보여주고 싶었다

 

진시황릉과 병마용을 돌고 돌아

늦은 저녁 도착한 덕발장

맥주병이 쓰러진 식탁 위로

먹다 남은 만두가

배꼽을 다 드러낸 채 뒹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나와 다시 보니

고루 왼쪽의 덕발장이 아니다

이름만 덩그러니 떼어다 걸어놓은 곳

 

서태후가 즐겨 찾았다는

그 덕발장 맞냐고 따져 물으니

가이드가 상호를 가리키며 웃었다

— 덕발장 이름이 붙은 곳은 덕발장입니다

 

그럼 비비고 만두도 풀무원 만두도

이름 붙이기 나름이면 죄다 덕발장 만두겠네

덕발장 만두를 먹으러 왔지

덕발장 이름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 해도

 

— 이곳 만두 맛있습니다

— 너무 많이 드셔 배탈나지 않게 하세요

연변 말투로, 악의 하나 없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그의 선의 앞에서 나는

배가 고파도

팔짱을 끼고 보기만 했다

 

아내에게 맛보여주고 싶었던 건

만두였을까

이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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