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한 흙
-윤동재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다는 말
청송에서는
흐린 눈에도 또렷하다
구십이 넘도록
밭에서
흙만 만진 청송 노인
글을 읽거나
셈을 굴리던 잎들이
머리부터 바삭바삭
말라가는 동안
허리 한 번 펴지 않고도
그의 안과 밖은
감자와 고추를
키우는 흙
평생 흙을 만지며
흙의 숨소리에 귀를 대느라
도무지 상할 틈이 없었던
단단한 구십의 봄
흙으로 만들어진
흙보다 말짱한 흙
#흙 #청송 노인 #감자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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