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윤동재
영천에서 청송으로 가거나
청송에서 영천으로 돌아오거나
버스는 화목 정류장에 오래 쉬었다
그러면 떡장수가 반티에 떡을 담아 올라왔다
아버지와 버스를 타고 가면
반달 모양 송편
설탕을 뿌린 떡을 사 주셨다
그걸 먹고 깜빡 졸면
꿈속에 반달이 떠올랐다
내가 밤길을 걸으면
그 반달이 비춰주었다
아버지도 안 계시고
이제 청송은
내 차로 혼자 간다
저녁 어스름 화목 정류장에
일부러 차를 세워도
떡장수는 반티를 이고 오르지 않는다
운전석 의자를 뒤로 눕히고
눈을 감아도
잠도 꿈도 오지 않고
별들이 하나둘 천천히 돋아나도
그 빛은 내 발치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반달은 아버지가 주신 걸까
나는 누구의 반달이 될까
#반달 #아버지 #화목 버스 정류장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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