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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삼륜차를 처음 탄 달>한밤에 벌통을 옮기느라 벌통 위 내 곁에 달이 내려와 함께 앉아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23|조회수63 목록 댓글 0

삼륜차를 처음 탄 달

-윤동재

 

 

삼륜차가 있었지

앞바퀴는 하나 뒷바퀴는 둘

삼촌이 그 차를 몰고 다니며

짐 나르는 걸 내 친구는 자랑했지

 

열일곱 여름

그 삼륜차 빌려 벌통을 싣고

벌통 위에 앉아

영천 보현산을 구불구불 올라갔다가

청송 현서 보현산 산자락 하밖산까지 내려갔지

연기와 먼지를

꽁무니에 달고

 

한밤에 벌통을 옮기느라

벌통 위 내 곁에

달이 내려와 함께 앉아 갔지

 

삼륜차를 처음 타 보았다며

고맙다고

벌통을 지켜주겠다고

 

싸리꽃이 피어 있는 한철

낮에는 나 혼자 벌통을 지켰지만

밤에는 달이 함께 지켜주었지

 

벌은 낮에 쉬지 않고

부지런히 꿀을 모아 오고

달은 밤에 내가 잠들면

혼자서 벌통을 지켰지

이따금 별 동무들까지 불러 모아

하얗게 지켰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낮에는 붉은 하늘나리꽃

밤에는 노란 달맞이꽃

맞장구를 쳐 주었고

 

지금도 내 말에 살래살래 흔드는 고갯짓을 보노라면

하늘나리꽃 달맞이꽃이

저만치에서

내게로 막 달려오지

 

#삼륜차 #달 #벌통 #보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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