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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객주 파크골프장>둘은 골프채 쥔 사람들을 곁눈질해 지게 작대기를 고쳐 쥔다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8.13|조회수124 목록 댓글 0

객주 파크골프장

-윤동재

 

 

청송 진보, 객주 문학관 옆

파크 골프장이 들어섰다

 

아침 일찍 파트너와 갔더니

문 앞에 등짐 둘이 놓여 있다

 

어물 냄새 밴 지게 하나

소금꽃 허옇게 핀 지게 하나

 

봉삼이 형님, 오늘 감이 좋습니다

선돌아, 네가 더 좋구나

 

둘은 골프채 쥔 사람들을 곁눈질해

지게 작대기를 고쳐 쥔다

 

나도 그 무리에 섞여

골프채를 잡고 곁눈질을 곁눈질로 받는다

 

봉삼이 형님, 이것으로도 멀리 날아가겠지요

그럼, 산 너머 고개 너머 강 건너

 

짠물 밴 짐을 오래 진 등때기

돌덩이보다 더 단단해진 손바닥

 

그 손에 들린

묵직한 지게 작대기 두 자루

 

천봉삼이 먼저 허리 틀고

선돌이 뒤따라 허공을 후려친다

 

짠물 밴 등짐까지 실린 티샷이

푸른 하늘을 둘로 가른다

 

높은재 넘을 땐 솔 냄새를 매달고

느삼밭재 넘을 땐 더덕 냄새 흘리며

 

민달나루 물비늘 위에서

공은 잠깐 소금기를 내려놓는다

 

한평생 길 위에서 닳아 온

짚신 두 켤레 그 궤적을 따라간다

 

나이스 샷, 소리친 건 나였는데

등때기가 가벼워진 건 저들이다

 

밟아도 밟아도 괜찮다고

흙이 먼저 둘에게 등을 내민다

 

나는 그 말을 믿지 못한 채

한 손으로 골프채를 잡고 한 손으로 등을 만져본다

 

 

#객주 #파크골프 #지게 작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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