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
-윤동재
목포에서 제주도로 가는 배
절반쯤 왔을까
고래의 등처럼 솟구치는
검푸른 파도
이러다 표류하는 건 아냐?
문득
『표해록』의 최부가 떠오른다
무슨 재주로
죽을 고비를
살아 돌아왔을까
제주에서 나주로 가다
바다에 떠밀려
중국 절강성에 닿자
관리가 다그쳤다
“정녕 조선인이라면
조선에 대해 써 보라!”
최부가 붓을 들자
술술 나오는 글
지켜보던 관리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 때
필수 한자 900자를 외우던 한문 시간
나는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몰래 만화책을 넘겼지
내가 저 바다에 표류한다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늘 천
따 지
거기까지는 알겠는데
그다음은
깜깜
창밖에서
검푸른 파도가
일어선다
나는 슬며시
눈을 감는다
#최부 #표해록 #제주도 #절강성
여객선 네이버 블로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