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재 동시]<초록 편지 - 하늘나라로 보낸 빠른 우편>하늘나라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 제 편지 읽으시고 답장 꼭 주시리라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5.12.20조회수257 목록 댓글 0초록 편지
-하늘나라로 보낸 빠른 우편
-윤동재
저는 초등학교 3학년 옥이입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하늘나라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
제 편지 읽으시고
답장 꼭 주시리라 믿어요.
큰언니는 시집가서 멀리서 살고
작은언니는 공장에 다니면서
저와 둘이 함께 살아요.
겨울인데 저희는
아직 연탄도 못 때요.
방안에서 입김을 불면
입김이 금방 얼어붙을 것 같아요.
방이 작아 잘 때도
다리를 쭉 펼 수 없어요
작은언니는 공장 일 하느라
하루 종일 힘들었을 텐데도
집에 오면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고
꼭 먼저 웃어주어요.
쌀은 성당에서 받지만
밥상 위 언제나
간장과 김치
우리 어머니 아버지
우리하고 살지 않고
두 분은 왜
하늘나라에서 살지요?
어머니 아버지 바쁘시겠지만
제 편지는 꼭 읽어주실 거죠.
답장 빨리 받고 싶어
동전을 한 닢 두 잎 모은 돈으로
돈이 조금 더 들지만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빠른 우편 우표를 붙였어요.
하늘나라 어머니 아버지
답장 꼭 받고 싶어요.
답장 주실 거죠?
답장 꼭 주실 거죠?
날마다
우편함을 열어볼 거예요.
몇 번씩
몇 번씩
우편함을 열어볼 거예요.
늦은 밤에도
꼭 우편함을 열어볼 거예요.
손이 시려도
우편함에
손을
살며시
살며시
넣어볼 거예요.
……
함박눈 내린 아침
함박눈을 뒤집어쓴
옥이 우편함
옥이는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걸어
우표를 붙일 때
누군가 후- 불었던
따뜻한 입김
식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우체국 붉은 도장 쾅 찍힌 빠른 우편
초록빛 봉투 편지
초록 편지
아아
살며시
살며시 꺼냈어요
누가 보낸 걸까?
누가 보내준 걸까?
하늘나라 아버지 어머니……
누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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