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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의 동시세상

[윤동재 동시]<라면 국물과 연필 편지>우리 할머니 초등학교 졸업하고 시골에서 서울 올라와 공장 다닐 때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5.12.22|조회수212 목록 댓글 0

라면 국물과 연필 편지

-윤동재

 

 

우리 할머니

초등학교 졸업하고

시골에서 서울 올라와

공장 다닐 때

공장 사장님

부지런히 기계 돌려도

매달 월급을 쥐꼬리만큼 주었대요

할머니 월급 많이 받으면

그 돈 어디에다 다 쓸 거냐고

 

우리 할머니

그 월급 늘 적었다고

시골 부모님께 부치고

자취 생활하는데

늘 모자랐다고

 

우리 할머니

초등학교 졸업하고

시골에서 서울 올라와

공장 다닐 때

공장 사장님

쉴 새 없이 기계 돌려도

점심은 라면과 단무지만 주었대요

라면도 귀한 음식이라며

추울 땐 라면 국물 한 모금에 추위가 달아난다고

 

우리 할머니 따뜻한 쌀밥 김치 된장찌개

배불리 먹어보는 게

날마다 꿈이었대요

자취하는 집에서는

별 반찬도 없이

찬밥 물에 말아 먹기 일쑤였다고

 

그렇지만 우체국으로 가서

시골집으로

부모님 생활비랑

동생들 학비 부칠 때는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고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금방이라도

시골집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동생들의 꾹꾹 눌러쓴 연필 편지를 받으면

절로 힘이 솟고 더욱 기운이 났다고

 

그때 그 기쁨으로

그때 그 힘으로

그때 그 기운으로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고

여태껏 살아간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살짝살짝 웃으며 말씀하시지요

 

#할머니 #서울 #공장 #라면 #연필 #편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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