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뜬 무지개
-윤동재
비 올 듯
금세라도 큰비 쏟아질 듯
운동장에 못 나간
체육 시간
선생님이
“어머니가 아플 때
도와드린 적이 있나요?”
혜정이가
“어머니가 아프면
혼자 병원에 가셔야지요”
“손잡고 곁에만 있어도……”
하시며
창밖으로
눈길을 돌리시는
선생님 이마
안타까운 그늘
순간 쥐 죽은 듯한 교실의 고요
유리창
덜컹덜컹
비가 정말 세차게 들이칠 듯
새카만 먹구름이 몰려오고
번쩍!
우르릉!
쾅!
겁먹은 혜정이 얼굴
먹구름이 잔뜩
선생님과 아이들 얼굴에도
하나둘 먹구름이 스미고
혜정이
가방 속 스마트폰
남몰래 꺼내어
글자판을 누를 때마다
톡톡
덜덜
떨리는 손가락
엄마, 아프지 마
알겠지?
엄마, 아프면 정말 안 돼
알겠지? 알겠지?
일곱 빛깔 고운 무지개를 그리며
급히 날아
엄마에게 가는
혜정이의
스마트폰 문자 한 통
차츰차츰
빗줄기도 잦아들고
밝아오는
운동장
교실
혜정이 얼굴
아이들 얼굴
혜정이와 아이들
얼굴 마주 보며
살짝 웃고는
후유―
후유―
혜정이 스마트폰에 뜬 무지개
비에도 젖지 않는 따뜻한 큰손
선생님 손
아이들 손
혜정이 손
함께
꼬옥 맞잡은
혜정이 스마트폰 화면
다시 뜬 무지개 속
엄마의 문자
응,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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