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01
다시 세운 프로젝트
서울공대 상상 예비 Winter vol .26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서울시 “세운상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고등학생 여러분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세운상가인데요,
요즈음 세운상가를 위한 새로운 변화가 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다시 세운 프로젝트’,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글: 이유림, 전기정보공학부 3
장도현, 재료공학부 2
편집: 최강현, 전기정보공학부 3
우선 세운상가는 어떤 곳일까요? 세운상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60년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역사를 짧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세운상가가 있는 청계천 일대는 6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물상 지대였습니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각종 기계와 공구, 전자제품을 판매하거나 부속품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장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까지는 전자 부품 판매와 라디오 조립 판매 수준에서 그쳤던 것이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완제품을 만드는 단계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세운상가는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지어져, 준공 당시에는 ‘쌀가게와 연탄 가게를 빼고는 서울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상가이자 고급 아파트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보다는 상가로서 기능하게 되면서 전자업종 기술자들의 작업실과 사무실이 되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개인용 컴퓨터의 확산과 보급을 책임지고, 컴퓨터 주변 장치의 국산화, 국산 개인용 컴퓨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세운상가가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삼보컴퓨터와 한글과컴퓨터가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창업했으며,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조성되기 전까지 우리나라 컴퓨터 시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유통 구조가 크게 변화하면서 세운상가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현재는 각종 개발품 제작, 전문 수리업종,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다양한 맞춤형 생산업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대생들은 제품 개발 프로젝트 등에서 필요한 회로, 전자 부품을 사기 위해 많이 방문하기도 합니다. (특히 전기과 학생들은 더더욱!)
그렇다면 ‘다시 세운 프로젝트’란 무엇일까요?
서울시에서 세운상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도심 속 제조산업의 혁신지로서 세운상가를 부활시키고자,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세운상가는 도심에서 이루어지기 부적절한 업종이라는 오명을 받으며 1990년대 이후로 지속적인 철거 의견이 제기되어왔는데요. 2006년에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상가 1개 동이 철거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공대상상 기자들이 방문한 세운상가에서는 조금씩 변화의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분명 보였습니다.
➊ 세운 영메이커 교육
매주 화요일에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로봇 만들기, 세운전자 박물관 투어, 세운북라운지 등의 체험 교실이 열리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이곳에서 세운상가의 역사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배워갈 수 있습니다.
➋ 인문예술콘서트
세운상가는 더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고, 이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인문예술콘서트는 청년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 콘서트입니다.
➌ 세운 메이커톤
2018년 세운 메이커톤의 경우 4일간 진행되어 산업과학고, 발명과학고 등 관련된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했습니다.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부터 제품에 대한 조언을 듣기까지 여러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세운상가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 여러 공간이 조성되었습니다. 세운상가에 입주해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누구나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많고, 다양한 쉼터와 북라운지도 조성되어 있는데요.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➊ 세운테크북라운지
세운상가를 방문하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기술 서적 라이브러리입니다. 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합니다. 세운상가 옥상에 있어 누구나 쉬어갈 수 있습니다.
➋ 세운파트너라운지
파트너라운지는 세운상가 내 입주기업과 주민들이 반상회, 제작, 회의, 워크숍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전 예약 시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중무휴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➌ 팹랩서울
팹랩은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디지털 제작 장비 등을 공유하여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을 말합니다. 공공 도서관과 같이 누구나 찾아와 이용할 수 있으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제작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정해진 프로그램뿐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열려 있어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➍ 세운인라운지
세운상가 2층에 위치하여 주민 사랑방, 세운 워크룸을 운영합니다. 세운상가에 있는 상인들이 쉽게 들어와 사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모습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사실 세운상가가 위치한 곳은 인근 지역과 비교하면 개발이 더딘 편입니다. 그래서 교통도 편리하지 않을뿐더러 아직은 스타트업, 예술공방 등의 업종보다는 가전제품 도매, 부품 구매 등이 압도적으로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평일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방문객의 모습을 찾기 힘들어 아직은 프로젝트에 쏟은 지원금에 비해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세운상가 곳곳에 설치된 창의 공간들은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단지 에어컨만 낭비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1990년대 이후로 굳어져 버린 세운상가의 모습이 너무 짙어 새로운 변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듯한 모습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어렵겠지만, 앞으로 다시 세운 프로젝트가 혁신적인 도심의 창업공간이 되어 서울의 실리콘밸리가 되는 모습으로 꼭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공상 독자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세운상가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