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으로 세상 따라잡기
공학의 집약체 반도체!
공상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코너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에 사용되는 공학기술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반도체 산업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인데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분야의 공학기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전기, 재료, 기계, 플라즈마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공학기술이 총동원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수십 나노미터의 반도체에 이렇게 많은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6개월마다 더 발전된 형태의 반도체가 개발된다는 반도체 산업에는 어떤 기술들이 응용되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글: 김건우, 원자핵공학과 3 / 편집: 김다민, 조선해양공학과 4
메모리 반도체가 뭔가요?
우선 넓은 의미의 반도체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와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 사이의 중간 물질로, 주로 규소(Si), 게르마늄(Ge) 등의 14족 원소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도체에 여분의 전자를 가진 물질을 첨가하면 n형 반도체, 전자가 하나 부족한 물질을 첨가하면 p형 반도체가 되며, 이 둘을 결합하면 한쪽 방향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다이오드를 만들 수 있답니다. 이번 코너에서는 이런 반도체 물질을 가공해서 만드는 전기소자 중에서, 메모리 저장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처음에 컴퓨터가 만들어졌을 때 그 크기는 냉장고보다도 훨씬 컸다고 해요. 하지만 요즘은 그때의 컴퓨터보다 훨씬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주머니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크기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 때문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크기로,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작습니다. 최근에는 이보다도 훨씬 작은 수 나노미터의 메모리 반도체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웨이퍼(Wafer)를 깎아서 만듭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는 보통 이 깎인 패턴 사이의 간격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가 10나노미터라면, 웨이퍼에 새겨진 패턴 사이의 간격이 10나노미터라는 의미입니다.
반도체에 패턴을 새기는 에칭(etching)
아래의 사진처럼 웨이퍼를 깎아서 패턴을 새기는 과정을 에칭(etching)이라고 합니다.
그림 1: 웨이퍼를 깎아서 패턴을 새기는 과정을 에칭(etching)이라고 합니다
미세한 패턴을 정밀하게 새겨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에칭은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 중 하나입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가 수백 나노미터였을 때에는 웨이퍼를 기체 분자를 이용해서 에칭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CVD(Chemical Vapor Deposition)이라고 부릅니다. 반도체의 크기가 클 때는 패턴의 정밀도가 높지 않아도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기체분자가 확산해서 패턴의 정밀도가 떨어지는 CVD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로 내려가면서 CVD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차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공법이 바로 PECVD(Plasma-Enhanced Chemical Vapor Deposition)입니다. PECVD는 분자들과 함께 플라즈마를 사용해서 외부 전기장을 통해 기체의 확산을 최소화합니다. 플라즈마는 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외부 전기장을 따라 가속됩니다. 이 성질을 이용해 에칭의 정확도를 올릴 수 있다고 해요. 아래 그림은 CVD 공법과 PECVD 공법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그림 2: CVD를 통해 에칭한 웨이퍼 그림 3: PECVD를 통해 에칭한 웨이퍼
두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PECVD 공법이 훨씬 더 정교한 패턴을 만들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빛으로 깎는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에칭을 하기 전에, 패턴이 새겨질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PF (Passivating film)을 씌웁니다. PF는 감광필름으로, 빛을 만나면 기화되는 물질이에요. 에칭을 할 부분만 빛을 쬐어 PF를 없애고, 이후 에칭을 통해 원하는 패턴을 새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에 정밀하게 빛을 쬐는 기술도 에칭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해요. 이렇게 PF를 없애는 과정을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라고 합니다.
반도체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라면 정밀도 역시 수 나노미터 이하이어야 합니다. 빛은 자체적으로 파동의 성질을 띠어 넓게 퍼지는 회절 현상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회절에 의한 오차가 파장과 비슷하므로, 결국 수 나노미터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 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빛을 이용해야 해요. 이런 파장을 가지는 빛은 X-ray이지만, 웨이퍼를 손상시키지 않을 만큼 약한 세기의 X-ray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림 4: 13.5nm EUV 발생장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EUV(Extreme Ultra-Violet)를 물과 같이 굴절률이 높은 매질에서 웨이퍼에 쬐어주는 공법이 고안되었어요. 굴절률이 n인 매질에서 파장이 1/n 배 된다는 간단한 물리적 지식을 응용해서 파장이 매우 짧은 자외선인 EUV를 쬐어 PF를 벗겨내는 것입니다. 웨이퍼를 손상시키지 않는 EUV를 발생시키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연구를 거듭한 끝에 13.5nm의 EUV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었습니다.
작은 크기의 반도체는 스마트폰, 노트북뿐만 아니라, 우주통신, 슈퍼컴퓨터 등 다양한 첨단과학 분야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고작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한 작은 소자가 이렇게 수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나중에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마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는 그 기술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첨단 공학기술이 한데 뭉쳐진 메모리 반도체였습니다.
[참고자료]
그림1,2,3: 정경재, Plasma Applications,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핵공학개론2 수업자료
그림4: https://en.wikipedia.org/wiki/Extreme_ultraviolet#/media/File:Extreme_ultraviolet_lithography_tool.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