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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킴이 일기 : 봉심(奉審)과 상징성 (象徵性)

작성자이용부|작성시간10.06.18|조회수199 목록 댓글 3

봉심(奉審)과 상징성(象徵性)
2010년 6월 6일 일요일

 

서오릉 안내를 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 왕릉반 24명이다. 예약된 손님은 항상
긴장 된다. 더구나 왕릉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다. 우선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각 릉의 주제를 정하고 시간대별 그늘이 있는 장소와 동선까지 확인해 두었다.

 

오늘의 주제는 봉심과 상징성 입니다.

 

대부분의 해설은 보이는 것의 이름과 장례 절차 왕릉 주검의 역사 이야기 정도에서
그친다. 오늘은 왕 이름 외우기나 장례, 석물, 건물의 기능등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봉심을 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봉심이란  현재의 왕이 선대의 릉에 친히 임하셔서 릉침까지 오르고 그 분의 뜻을
기리며 조상 숭배의 모범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그렇게 함으로써 그 왕에
대한 각자의 지식과 생각으로 터득하고 느끼는 현장의 감성을 드리고 싶었다.

 

상징성(symbolizing)이란 눈에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찾아 보자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는 것들도 애정을 가지고 보면 그 안에 뜻이 있고 무엇인가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 이다.

 

서오릉 재실 앞에는 400년이 넘은 아람드리 은행나무가 두 그루 서 있다. 여자나무는
아담하고 남자나무는 우람하다. 남자가 무언가 말하고 있다. 우심뽀까 ? 여자는
부끄러운듯 손을 입에 가리고 돌아선 것 같다. 나문답 선생님들이 보고 계시잖아요

 

은행나무는 생명력이 길다. 수명은 2억 5천년이나 된다. 히로시마, 나가사끼에 원자
폭탄이 떨어졌다. 이듬해 페허 속에서 싹을 트고 나온 것은 은행나무였다. 가공할
핵무기도 무서워하지 않는 생명력이다.

 

재실 앞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공자의 사당인 성균관 대성전 앞에도 있다. 그 분의
사상을 공부하는 명륜당 앞 동재와 서재의 마당에도 서있다. 그뿐인가 조선 전국
향교에는 거의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다. 중국  공자님의 고향 곡부 사당에는 더 많
다. 재실 앞 은행나무는 유교(공자)를 상징하고 있는 것일까 ?

 

홍살문은 화살모양의 장식이 있다. 신성한 공간으로 드는 문이며 나쁜 악귀를 쫓는다.
이 문은 왕릉, 충신, 열녀, 효자, 등 공자의 사상을 신봉 하는 분들의 사당 즉 제향
공간 앞에는 반드시 서 있다. 그렇다면 홍살문은 유교(공자)를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예수교의 십자가 처럼 말이다.

 

왕릉에만 무인석이 있다. 경국대전에 법으로 정했다. 원이나 묘에는 없다. 한 왕조
또는 국가의 가장 강력한 권력은 국군통수권과 외교권이다. 무인석은 국군 통수권을
상징한다. 그래서 왕릉에만 있다. 왕권의 상징성 이다.

 

홍릉에는 영조 임금의 첫 번째 부인이 계시다. 영조는 그 곳에 자기의 묘역도 조성
해두었다. 그렇지만 사후에 거기에 묻힐 수 없었다. 51살이나 아래인 정순왕후 때문
이라고도 하지만 정조 임금이 그 분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고도 한다. 지금도 빈 자
리로 남아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 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 거린다.

...........
..................
........

사랑하는 이여
오지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
.................
.....

 

우허재의 상징성은 너를 기다리는 것이다. 시를 낭독하신 선생님은 천천히 또박또박
크게 읽으셨다. 목소리는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낭독이 끝나자 우리는 앙콜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늦은 오후가 되었다.  마지막 금천교에서 잠간 쉬고 창릉 앞 잔디에 앉았다.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 (1807-1882)의 인생찬가를 내가 큰 소리로 읽었다.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아라
인생은 한갖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어니
..............
.......

아무리 즐거워도 "미래"를 믿지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채 매장하라
활동하라, 살아있는 '현재"에 활동하라.
...........
..........

우리 모두 일어나 일하지 않으려나
어떤 운명인들 이겨낼 용기를 지니고
끊임없이 성취하고 계속 추구하면서
일하며 기다림을 배우지 않으려나.

 

죽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 명예도 훈장도 영웅의 칭호도 아무리 좋은 것도 삶
자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봉심과 상징성으로 오늘 하루 모두가 행복했다.

 

〃ditto〃 봉심과 상징성을 주제로한 서오릉 답사는 용부님 덕분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답사가 되었습니다... 요소요소 착착 맞아떨어지는 명시들과 유머, 달콤한 간식
그리고 고마운 책 선물까지 꼼꼼히 준비하신 줄은 알았지만, < 시간대별 그늘이 있는
장소와 동선까지 확인해 두었다. >는 대목에서는 선생님의 철저한 프로 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다시 한번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ㄲㅂ
 
당당하게(최화신).. 정말 대단하신 분이신것 같아요..자기 일에 이런 열정이 있다면
이세상 모든일은 다 즐거운 일이 될것같슴니다.다시금 감사드립니다.10.06.17 01:40  

 

rich .. 용의 아버님, 고맙습니다. 어제 정말 땀 많이 흘리시더라구요~ 그래도 웃음
은 전혀 잃지않으시고, 선생님의 열강, 너무 좋았습니다.^^*책도 잘 보겠습니다.

 

등명지.. 가장 기억에 남는 왕릉 답사 입니다... 감사 드립니다..

 

이수이수.. 웃으실 때 환하게 드러나던 가지런한 앞니가 떠오릅니다. 영어 잘 하셔서
영문학도인줄 알았습니다. 더운데 매번 그늘 찾아주시며 꼼꼼하게 준비 해온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좀 더 선선할 때 들으면 운치가 더할 것 같아요. 10.06.07 15:20   

 

당당하게(최화신).. 정말 잊지못할 날이었지요..다른 왕릉 돌아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강의와 상황에 맞는 글의 인용.재현까지.열정적인 모습.배울바가 많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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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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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안개꽃(박복희) | 작성시간 10.06.18 그늘에 앉아 시와 함께 듣는 왕릉이야기는 상상할수록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 작성자경복궁 (최태연) | 작성시간 10.06.18 선생님의 열강 눈에 선 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고생 하시면서도 열강히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습니다.
  • 작성자루팡 | 작성시간 10.06.21 언제나 그자리에서 선생님을 찾는 분들에게 기쁨을 주시니 참으로 보기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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