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역사강의 유감
어제 무한도전을 보았다. 우리 역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역사를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을 보면서 그 프로그램을 만든 PD역시 우리역사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알았다. 의욕만 과했지 내용은 참 안타까웠다.
첫 번째 문제는 ‘한국사’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리 역사는 ‘국사’이지 ‘한국사’가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라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제작되고 우리나라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라....
두 번째는 ‘정사’와 ‘야사’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능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도 보다 엄밀한 자문은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더욱이 가르친다고 나온 선생도 편집했을 수도 있으나 나온 내용만으로는 조금 실망일 정도로 무식했다고나 할까....
예를 들어 선덕여왕시절 만든 분황사를 모란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는 삼국사기의 일화를 인용하면서 분황사를 만듦으로서 선덕여왕에게서도 향기가 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식의 설명은 또 다른 왜곡이다.
분황사의 분황은 분황종芬皇宗의 사찰이라는 뜻으로서 분황종은 일체 만유는 동일한 법성을 지녔으며, 일체중생은 모두 성불할 성품이 있다는 불교의 한 종파이다.
또한 살수대첩을 댐을 만들어 수공을 했다는 것도 과거에는 정사처럼 이야기했으나 지금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육군사관학교에서 발행한 '한국전쟁사'에서는 이 전투가 적진 깊숙하게 침투했다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진 수나라가 전의를 잃고 후퇴하면서 청천강을 도하하는 과정에서 배후를 타격당하면서 패배를 당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다음으로 용어를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본인이 ‘어처구니’가 ‘잡상’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밝혔던 것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방송하고 있으며, ‘홍지문’을 북대문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홍지문은 지금 상명대 근처에 있는 것으로 서울 방위를 위해 쌓은 탕춘대성에 있는 문이다.
잡상 그리고 어처구니
http://blog.naver.com/seongho0805/150133819475
참고로 서울의 사대문은 동대문인 흥인지문, 남대문인 숭례문, 서대문인 돈의문, 북대문인 숙정문이고 사소문은 동북쪽의 혜화문(일명 동소문), 동남쪽의 광희문(일명 남소문), 서남쪽의 소의문(일명 서소문), 서북쪽의 창의문(일명 북소문)을 이야기한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도 이정도이다. 다시 살펴보면 더 많을 수도 있다. 어쨌든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역사의 무지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는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왜곡 없는 정확한 역사를 알리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한도전과 같은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특히 공중파 프로그램의 위력을 감안하다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