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천구백 이십오 년 구월 이십육 일
창문밖 오늘은
가을이 한창이다
지금은 네 시 십일 분을 아슬아슬하게 넘고 있다
비스듬히 올려다 보이는 대각선의 앞집에
단정한 벽돌들 스산하게 새겨지는 햇볕 햇볕
환한 웃음을 감추는 이 평화는 오히려 고독하다
그렇지 이 고요의 정점에는
나를 겨누는 화살의 날카로운 촉수가
시간을 거슬러 어지러운 나를 쏘아보는 모순의 굴레
잉태된 무척 무거운 삶의 고통을 희롱하는 이 찰나여
그렇지만 불행은 의미를 담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이 아니니까
유걸호 약력
• 포스트모던 등단. 저서. 용문산 전투및 지평리 사수하라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영등포문인협회 자문위원
• 시집 『뒤뜰에 모닥불』한국문학상 및 삼강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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