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어
APC와 IFV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차기 보병 전투장갑차(KNIFV)의 시제품이 두산인프라코어㈜ 창원공장에서 지난 19일 출고됐다. 이 장갑차는 세계 최고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향후 육군의 전력 증강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기계화 보병이 탑승하는 장갑차는 크게 보병 전투차(IFV : Infantry Fighting Vehicle)와 병력수송장갑차(APC : Armored Personal Carrier)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이 두 종류의 장갑차는 운용법과 성능 면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이번에 출고된 차기 보병 전투장갑차는 보병 전투차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 장갑차다. 보병 전투차는 보병이 장갑차에 탑승한 상태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보병 전투차는 장갑차 내부에서 보병들이 사격할 수 있도록 총안구를 만들어 두거나 탑재 화기의 성능을 높여 보병이 하차하지 않고 고속으로 기동하면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관총 정도가 장착되는 병력수송장갑차와 달리 보병 전투차에는 화력 강화를 위해 구경 20~40mm의 기관포가 장착되는 것이 보통이다. 러시아의 보병 전투차에는 70~100mm급의 저압포를 탑재하기도 한다. 이번에 출고된 차기 보병 전투장갑차는 구경 40mm급 기관포를 탑재, 이런 세계적 추세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병력수송장갑차는 말 그대로 병력 수송에 주안점을 둔 장갑차를 의미한다. 병력수송장갑차는 장갑차에 탑승한 상태에서는 전투할 수 없으며 전투 장소까지 보병을 수송하는 것이 주 역할이다. 때문에 ‘전장의 택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화기도 구경 7.62mm에서 12.7mm급의 기관총이 탑재되는 것이 고작이다. 한국군이 과거에 보유했던 장갑차인 M113은 병력수송장갑차로 분류된다. 현재 육군의 주력 장갑차인 K200은 보병 전투차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보병 전투차에 비하면 화력이 약해 병력수송장갑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美 육군 연대·대대 표기 방식
한국군·미군의 군 구조와 군사 용어는 유사한 듯하면서도 차이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미 육군의 연대·대대 명칭 표기 방식이다. 지난 18일자 국방일보는 미 육군 ‘1-43 방공포대대’가 중증 장애우 복지 시설 ‘참빛의 집’을 찾아 봉사 활동을 펼쳤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서 미 육군 1-43대대는 무엇을 의미할까. 대대의 명칭, 다시 말해 단대호(單隊號) 자체가 1-43이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1연대 43대대라는 뜻일까. 정답부터 말한다면 1-43대대는 43연대 1대대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 육군에 43연대라는 부대가 현존하는 것은 아니다. 미 육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연대(Regiment) 편제를 폐기했다. 기갑기병연대(Armourd Cavalry Regiment) 등 일부 부대에서만 예외적으로 연대 편제가 존재할 뿐 대부분의 육군 부대는 사단 - 여단 - 대대로 구성돼 있거나 여단 - 대대로만 구성돼 있다. 이처럼 미 육군에는 연대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 대대의 이름에 연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단지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 제2사단 소속의 ‘1-72 기갑대대’는 72기갑연대 1대대를 의미하지만 실제로 주한미군 제2사단에 72기갑연대라는 부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주한미군 소속인 ‘1-15 포병대대’도 15포병연대 1대대를 의미하지만 이 부대와 별개로 15포병연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72기갑연대·15포병연대라는 연대급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각각의 대대 명칭에 연대 명칭을 장식품처럼 붙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43연대 1대대’ 같은 완전한 번역보다 ‘1-43대대’ 같은 표기 방식이 오해를 주지 않는 표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연합토지관리계획(LPP)
연합토지관리계획(LPP : Land Partnership Plan)에 따른 미군 기지 반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LPP는 2011년까지 전국에 산재해 있는 미군 기지와 훈련장을 통폐합, 한국 측이 반환받는 대신 미국 측에 새로운 기지 부지를 제공하는 계획이다. LPP는 원래 단순한 계획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외교적인 구속력을 갖는 한·미 간의 공식적인 협정(agreement)으로 명문화됐다. LPP는 2001년 2월부터 한·미 간에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 2001년 11월15일 제33차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한·미 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구체화됐다.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과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사령관은 2002년 3월29일 협정서에 서명, LPP 협정을 최종 확정했으며 2002년 10월31일 국회 비준도 마무리했다. 2004년에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변동 상황을 감안, 미2사단의 1·2단계 재배치를 통합한 LPP 개정 협정이 양국 간에 합의됐으며 같은 해 12월9일 국회에서 비준을 완료했다. LPP 개정 협정은 과거의 LPP 협정에 비해 미군 기지 반환 일정을 1~6년 정도 앞당긴 것이 특징이다. LPP 개정 협정은 한국이 34개 주한미군 기지 1218만 평과 3개 훈련장 3949만 평을 반환받고 평택 일대 신규 부지 349만 평과 기존에 합의한 김천 3만 평, 포항 10만 평을 합쳐 362만 평을 주한미군에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방백서 2004년판에 따르면 이러한 LPP 개정 협정에 따라 주한미군에 제공되는 공여지는 전국 43개 기지 총 7320만 평에서 2011년까지 16개 기지 2515만 평으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용산 기지 이전과 LPP 개정 협정에 따른 재배치가 완료되면 현재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기지는 오산·평택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역과 대구·포항·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역 등 2개 핵심 권역으로 통합 운용될 예정이다.
단편 명령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이 본지에 인기리에 연재 중인 ‘빨간 마후라’ 46회분에는 생소한 영문 용어가 등장한다. “미 5공군으로부터 미 고문단 6146부대 앞으로 작전 명령(Frag Order)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공군에 직접 하달됐다”는 구절에 나오는 ‘Frag Order’가 바로 그것. ‘Frag Order’는 작전 명령 중에서도 단편 명령(斷片命令)을 의미한다. 정식 영어 표기법은 ‘Fragmentary Order’이고 약칭으로는 ‘FRAGORD’ 혹은 ‘FRAGO’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단편 명령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70~80년대에 출간된 각종 군사 용어 사전에서는 단편 명령에 대해 예외 없이 ‘해당 부대에 한하여 부분적으로 하달하는 명령’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명령을 접수하는 지휘관·부대에 해당되는 지시 사항만이 포함된 명령이 바로 단편 명령이라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출간된 각군의 군사 용어 사전에서는 이 같은 전통적인 설명에 덧붙여 ‘부대의 임무나 전술 상황의 변경을 알리는 데 사용하는 간략한 작전 명령’이라는 새로운 설명을 추가하고 있다. 현재 육군에서는 단편 명령에 대해 ‘예하 부대에 기 발행된 명령의 내용을 변경하는 사항을 지시하는 명령’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해 ‘예하 부대에 이미 발령된 명령의 내용을 변경할 때 사용하는 명령’이 단편 명령이라는 것이다. 김광석 전 육군대학 총장이 집필한 ‘용병술어연구’(병학사·93년 발행)에서는 전통적인 단편 명령의 의미 풀이와 함께 ‘명확하고 간결한 특정 지시를 하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이처럼 단편 명령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 것은 시대 상황과 전술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과거와 달리 현대전은 빠른 속도를 생명으로 한다. 이런 빠른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전에서 단편 명령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미군의 경우 실제 작전이 실시되기 전에 준비 명령(WARNORD)을 받아 사전 준비한 뒤 정식 작전 명령(OPORDER)을 받아 작전을 실시하며, 작전 진행 중 다시 단편 명령(FRAGORD)을 받아 상황에 대응하게 된다. 한국군도 이런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