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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

역사 속의 숨겨진 이야기 : 4

작성자러브인|작성시간16.05.02|조회수105 목록 댓글 0

 

역사 속의 숨겨진 이야기

 

모함에 빠진 사도세자

 

고변에 대한 일이 대궐 안으로 천파만파로 펴져가면서 세자빈 홍씨에게 전해졌다. 눈앞이 캄캄해진 홍씨는 누구보다 영특한 여인이었기에 영조가 세자를 폐할 것을 미리 점치고 있었다.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될지 알고 있던 그녀는 다급해 졌다. 그래서 세자를 찾았다. 세자 역시 두려움에 떨었고 곧 자신에게 떨어질 아버지의 분노를 예감하면서 비통해 했다. 사도세자는 삿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중죄인이 되어 금천교에 멍석을 깔고 무릎을 꿇었다.

나경언의 고변에 관한 사건으로 세자의 목숨이 한시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지자,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는 대신들은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상로는 나경언의 친국이 오래 갈수록 자신들의 계략이 드러날 것을 염려하였다.

 

전하. 동궁을 모해하려는 무리들이 종사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니 나경언을 참수하심이 옳은 줄로 아뢰옵니다.”

이렇게 나경언만 죽으면 세자의 패덕만 논할 것이고, 그리되면 나경언을 사주한 자신들은 무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세자를 옹호하는 한익모가 나섰다.

전하. 죄인은 사주한 자를 숨기고 있음이 분명하옵니다. 엄히 문초하시여 흉서가 쓰여 진 전후 사정을 세세히 알아서 관련된 자들을 색출하시고 중벌로 다스림이 옳은 줄로 아옵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영조는 한익모의 주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도세자가 석고대죄를 하였음에도, 대신들이 세자의 모해하려는 자들의 소행이라 간언하여도, 영조의 노여움은 전혀 풀리지 않았으며, 결국 영조는 세자를 미워하기에 이르렀다.

 

아비가 자식을 믿지 못하여 간신들의 모함에 넘어가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사도세자는 영조가 있는 곳의 문밖에서 석고대죄를 올리고 있었다. 내관들은 문 하나만 열면 세자저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세자의 뉘우침을 영조가 살펴주길 바랬지만, 영조는 전혀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네 놈이 세손의 어미를 감히 죽이려 위협하고, 비구니를 궁 안으로 끌어들였으며, 평안도로 미행을 하면서 저지른 흉측한 짓을 내 어찌 용서 할 수 있겠느냐! 그런 짓을 일삼고 석고대죄를 하여 이 에비를 속일 생각이더냐! 저지른 죄를 알았거든 물러가 대죄하라고 이르라.”

영조의 참혹하고 냉정한 말을 전해들은 세자는 눈물을 흘렀다.

아바마마, 소자는 원통하옵니다. 나경언이란 자와 소자를 대질시켜 주시옵소서. 나경언이란 자는 소자를 모함하려 했사옵니다. 어찌 소자의 말을 못 믿으시고 나경언의 말을 믿으신단 말씀이옵니까? 아바마마! 부디 소자의 간청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영조는 세자의 말을 듣고 더욱 분노하였다.

네 어찌 그 같은 망발을 하느냐! 네 죄를 뉘우치지는 못 할망정 일개의 죄인과 대질시켜 달라는 망발을 늘어놓고 죄를 부인하려 하느냐! 고한지고.”

아바마마, 소자의 못된 병이 잦아, 병증이 도질 때 경망스러운 짓을 저지른 것을 부인하지 않겠사오나. 고변의 내용 같은 패덕은 저지르지 않았사옵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어찌 네놈이 병을 핑계 삼아 죄를 변명하려 드는 것이! 그것이 종묘사직을 이끌어갈 세자로서 할 말이더냐! 너는 세자의 자질이 없다. 어서 동궁으로 돌아가 자결을 하여라! 어린 세손에게 부끄럽지도 않단 말이냐!”

아바마마. 부디 소자의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사사로이는 아비와 자식의 관계이거늘 어찌 아바마마께서는 부자간의 인연마저 끊으시려 하십니까. 통촉하소서.”

영조는 더 이상 세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영의정 홍봉안은 들으라! 경은 세자의 패덕을 고하지 않고 감싸려 했다. 이것은 과인을 능멸하는 처사이므로 영의정 홍봉안을 파직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나경언은 사실을 무고 하였으나 이는 왕실을 무고한 죄로 다스려 그를 당장 사살하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모든 죄는 사도세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영조의 광기

 

 

영조 385, 사도세자에게 자결을 명했던 영조는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의 진언으로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형국이 벌어지고 말았다. 영빈의 진언은 이러하였다.

세자의 병이 점점 깊어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사오나 성궁을 보호하옵고 세손으로 후사와 종사를 편안히 하옵소서.”

이건 무슨 뜻인가! 사도세자의 어머니가 사도세자를 죽여도 좋다는 뜻이 아니던가! 또한 세손으로 종사를 이르라는 뜻은 폐위하란 말이 아닌가! 이렇게 사도세자는 어머니에게 마저 버림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영조는 세자를 폐할 것을 명하고, 세자를 창덕궁의 휘녕전으로 불러들였다.

저 놈의 관을 벗기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게 하라!”

내관들은 주춤거렸다.

뭐하느냐 어서 관을 벗겨라!”

드디어 사도세자의 관이 벗겨졌다. 맨발에 머리를 조아린 사도세자를 향해

네 놈이 상복과 상장을 만들어 토굴을 파고 나를 죽이려 한 것이 사실 이렷다.”

아니옵니다. 아바마마.”

듣기 싫다. 네 놈이 나를 죽이려했건 것을 내 모를 줄 아니냐! 내 놈이 평안도에서 군사를 일으켜 역모를 꽤하고 나를 죽이려 했던 것이 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부인을 하느냐! 괘씸한 놈! 부인하지 마라! 네 놈이 살고 내가 죽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오. 네가 죽어야 종사가 바로 설 것이니 당장 자진하라!”

아비가 아들을 죽이려는 순간 대신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어서 자진을 하라는데 뭘 꾸물거리고 있느냐!”

벼락같은 영조의 목소리에는 5월의 하늘에 울려 퍼지고 사도세자는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목에 감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힘껏 허리띠를 죄었다. 잠시 후 세자는 혼절하듯 쓰러졌다. “세자 저하!”

보다 못한 늙은 내시가 사도세자에게 달려갔다.

, , 저런 못된 놈이 있나 여봐라! 저 놈을 당장 내쳐라!”

늙은 내시는 내금위들에게 끌려 나가고 사도세자가 혼절하여 다시 깨어났다.

어서 자신을 하라! 당장 자진하지 못 할까!”

사도세자는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 스스로 목을 감고 손에 다시 힘을 주었다. 이 때 사도세자의 아들인 어린 세손이 울면서 달려왔다.

아바마마, 아니 되옵니다.”

어린 세손은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된 채, 사도세자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면서 영조를 향해 애원을 한다.

할바마마, 아바마마를 살려 주시옵소서. 소손의 소원이옵니다. 할바마마!”

영조는 이 처참한 광경을 세손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어서 세손을 빈궁 전으로 데려가지 않고 무얼 하느냐!”

내관들이 세손을 사도세자에게서 떼어내려고 했다. 세손은 필사적으로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고, 이를 바라보던 사도세자도 영조도 대신들도 모두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하늘은 무심하게 그들의 참혹한 광경을 내려 보며 햇빛은 더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영조는 자신의 아들을 죽이려하였고, 세손은 아버지를 살리려하였고, 자신의 죽음 앞에서 아들의 마지막 울부짖음을 사도세자는 들어야했으며, 영조 역시 사도세자의 울부짖음을 들어야했다.

놓아라! 이놈들! 어서 놓지 못하겠느냐! 나는 아바마마를 살려야 한다. 어서 놓아라!”

어린 세손은 죽을힘을 다해 사도세자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관들에 의해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할바마마! 아바마마를 살려주시옵소서! 아바마마! 할바마마!”

어린 자식의 찢어지듯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도세자의 귀전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세손은 대신들의 품에 안기어 아버지에게서 영원히 멀어져 갔다. 그리고 그 순간이후 아들의 목소리를 사도세자는 영원히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어서 가 뒤주를 내오도록 하여라!”

뒤주라니? 모두들, 이 숨 막히는 상황에서 뒤주를 내오라는 영조의 진의를 알 길이 없었다. “어서 뒤주를 가져오너라!”

영조의 불호령에 어쩔 수 없이 내관들이 뒤주를 가져오자, 영조는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섰다. 영조의 눈빛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부자의 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으며, 영조는 사람의 눈빛을 잃고 독기와 오만으로 가득했다. 뒤주의 사용을 알 길이 없었던 신료들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숨을 죽이고 일어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뒤주 안으로 들어가라!”

사도세자는 하늘이 노랗게 변해 감을 실감했다. 신료들도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이 무슨 해괴한 짓을 하는 것인가!

아바마마, 소자를 살려 주소서!”

당장 들어가라는데 무엇 하느냐!”

전하. 세자 저하의 애처로운 마음을 헤아리시어 부디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결국 입 다물고 있던 신하들이 영조를 만류하고 나섰지만 아무소용이 없었다.

아바마마. 소자가 잘못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책도 열심히 읽고 아바마마의 말씀도 잘 듣겠습니다. 아바마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소자를 살려 주시옵소서!”

어서 들어가라!”

결국 사도세자는 모든 것을 단념하고 뒤주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뒤주를 닫으라!”

아바마마 소자를 살려주시옵소서.”

사도세자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뒤주 안에서 들려왔다.

뒤주에 못질을 하여라!”

머뭇거리면서 내관들이 못질을 망설이고 있자, 영조는 부들부들 떨면서 몸을 일으켜 아들이 들어간 뒤주에 친히 못질을 하였다.

만일 뒤주를 열고자 하는 자는 삼족을 멸할 것이니 명심하라!”

대신들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자신들의 무능함과 나약함을 질책하면서 탄식했다.

 

사도세자의 죽음

 

514일 사도세자가 들어 있는 뒤주가 창경궁의 선인문의 내정으로 옮겨졌다. 뒤주의 널빤지와 널빤지 사이의 틈으로 신료 하나가 먹을 것을 넣어주었고, 그것이 발각되어 영종은 뒤주의 구멍을 모두 막아버렸다. 이제 사도세자는 바람하나 통하지 않는 어둠속에 고립되었다. 뒤주를 에워싼 병사들은 따사로운 5월의 태양 아래서 죽어가는 세자의 뒤주를 지키는 것이 임무였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 축복 속에서 태어난 사도세자가 오늘날 이렇게 뒤주에 갇혀서 숨을 거두게 될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사도세자가 뒤주에 속에 갇힌 7일째 되던 날, 사도세자의 생사를 알기위해 병사들이 뒤주를 흔들었다.

어지럽다 흔들지 마라.”

조그맣게 사도세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은 이 일이 어떻게든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전하, 뒤주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다고 하옵니다.”

영조는 머리에 무거운 충격이 가해지는 것 같았다. 8일 동안 자식을 뒤주 속에 가두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으며,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던 영조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뒤주로 달려가 아들을 구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자신을 자책하면서 입을 열었다.

뒤주를 열어라!”

뒤주를 열어보았더니 사도세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세자는 팔일 동안 좁은 뒤주 안에서 다리를 꼬부린 채 있었기 때문에 시신을 꺼냈을 당시 다리가 펴지지 않았다. 신하들은 가엾은 세자의 다리를 펴주기 위해 애를 썼지만 사도세자의 다리는 영원히 펴지지 않은 채 저승으로 가야 했다. 이렇게 처참한 사도세자의 최후모습들을 전해들을 영조의 눈에는 눈물이 흘렸다.

세자에게 예를 갖추고 장례를 치르도록 하여라!”

 

영조는 그제야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그리고 사도세자에 대한 모든 것들이 회환처럼 밀려왔다.

사도세자가 태어났을 때, 영조는 오랜 사속지망의 결실을 이루어 얼마나 기뻐했던가! 초례를 치루고 가례를 치루면서 아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성군으로 키우려고 그 얼마나 냉정했던가! 그런데 결국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숨을 거두게 한 자신의 부덕함을 자책하고 후회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자신의 변덕과 애증이 사도세자의 병을 부추겼으며, 결국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으로 인하여 노론과 소론의 갈등하는 불씨가 만들어졌다. 영조가 그토록 바라던 탕평이 무너지고 있음을 예고했다.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벽파의 사람들과 사도세자를 지키려던 대신들 간의 정쟁이 시작되었다.

 

 

사도세자의 아들. 이산

 

어느 덧 사도세자의 적자인 세손은 열네 살이 되었다. 세손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가슴에 깊이 품고 자랐다. 나이 어린 세손은 자신의 외숙인 홍낙인을 가까이 하였다. 그러자 벽파의 젊은 세력들은 홍낙인이 눈에 가시어서 세손에게 멀어지게 하기 위해 화완옹주를 동원하여 외직으로 내치려 했고, 그들의 계략이 성공하여 영조는 홍낙인을 함경도 감시어사로 보냈다. 그리고 영조는 어린 세손에게 너의 아비는 사도세자가 아니라 효장세자이니라.”

하면서 세손의 아버지마저 바꾸어버렸다. 효장세자는 영조가 얻은 첫 아들이었으나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떠났고, 후에 사도세자가 태어났다.

너의 아버지가 누구더냐?”

효장세자이옵니다.”

영특한 세손은 자신이 왕에 등극한 후에 아버지의 원한을 갚기 위해 우선은 할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도 굳게 마음먹었다.

세손의 나이 스물한 살 때 홍국영이란 명석한 젊은이가 등과하여 세손을 보필하게 되었다. 당시 세손의 총명함에 위기감을 느낀 벽파의 일당들은 장차 세손이 왕에 등극하면 자신들의 신상에 닥쳐올 불행을 예감하고 세손을 모함하기에 이른다.

전하. 세손이 한나라 문제의 고사를 즐겨 읽으신다고 하옵니다.”

뭐라! 당장 세손이 읽은 강목을 대령하도록 하여라!”

문제의 고사란 한나라의 왕 문제가 후궁의 소실임을 적은 글이다. 다시 말해 영조는 자신의 신분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다. 영조는 숙종이 총애하던 최무수리의 소생이었다. 그런 콤플렉스를 가진 영조에게 장차 왕이 될 세손이 문제의 고서를 즐긴다면, 할아버지의 비천한 출신을 즐긴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영조의 진노는 하늘을 찔렀고, 이를 노린 벽파의 일당은 이것을 빌미삼아 세손마저 아버지 사도세자와 마찬가지로 뒤주에서 죽기를 바라던 것이다. 그러나 홍국영은 그들의 음모를 미리 알고 문제의 고서에서 영조가 진노할 대목을 찢어 없앤 다음 영조에게 바쳤다.

영조는 그 부분이 찢어진 것을 알고는 노여움을 풀면서 세손을 칭찬했다. 결국 홍국영이 세손을 위기에서 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세손은 홍국영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더욱 가까이 두게 되었다. 흠잡을 곳이라곤 하나도 없는 영특한 세손의 성장은 벽파일당들에겐 불안감과 위기감으로 닥쳐왔다. 그들은 세손의 불손한 부분이나 실수를 꼬투리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세손에겐 그럴 만한 것이 없었으므로 무사히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영조 51년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명했다. 그러자 벽파일당은 자신들이 위기에 처할 씨앗을 없애기 위해 한익모가 나섰다.

전하 세손은 아직 어려 노론과 소론의 대립을 모르고 판서들의 소임도 모르며 조정의 어려움을 모르시니 대리청정은 과한 줄로 아룁니다.”

이 소리들 듣던 영조는 호통을 치다 혼절을 하였다.

결국 그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정조가 등극할 시기를 빨리 재촉한 결과를 낳았다. 영조가 혼절을 한 상태에서도 벽파일당들은 세손을 비방하며 대리청정의 부당함을 주장하였다. 세손의 대리청정을 두고 조정의 대신들은 분열과 혼란을 거듭하였다. 다음해 3월 영조의 환후는 악화되었고 결국 83세로 52년 동안 제위한 뒤 생애를 마감하였다.

 

 

정조의 복수

 

정조가 보위에 오르면서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는 서른 세 살의 나이에 대비가 되었으며, 정조의 모후인 혜빈 홍씨는 혜경궁으로 봉해졌다.

정조는 대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대행대왕의 명으로 진종대왕의 대통을 잇고 있으나,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니라. 나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승 할 터이니 시호를 적어 올리도록 하여라!”

정조 제위 9일 만에 이러한 명을 내려졌다.

전하, 대행대왕께서 승하하신지 불과 10일이 지났습니다. 신들이 어찌 이 일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거두어 주시오소서.”

영의정 김상철의 주청이었다. 정조는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의 위엄을 보여야지 물러서면 왕의 권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사도세자를 추승 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 대행대왕의 뜻이셨던가? 아니면 벽파 신하들의 생각이었던가? 경들은 아직도 벽파가 두려워 충언을 하지 못함이 아니던가!”

전하 그것은 붕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중에 고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오니 깊이 헤아려 주십시오.”

그대들이 붕당의 세력이 두렵지 않다면 내가 자식 된 도리를 다하고 싶어 사도세자를 추승하려 하는 것이 가하지 않겠는가. 사도세자를 장헌세자로 추승 한다. 다시 시호를 고치도록 하라!”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지엄했다. 참으로 단호했다. 대신들은 이미 정조의 가슴에 품었던 시퍼런 칼날을 보았건 것이다. 그들은 정조의 위력에 한 풀 꺾이면서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정조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벽파의 세력을 탄압하고, 외할아버지인 홍봉안을 도성 밖으로 내치고 작호를 빼앗아 처단하는 단호함을 보였다. 또한 문숙의는 작호를 빼앗아 궐내로 내치고, 그의 오라비인 문성국은 관노로 삼았으며, 김상로와 김귀주를 흑산도로 유배했다.

정조는 외척의 세력을 배척하였으며, 공명정대한 정치를 펼치면서 참신한 인제를 등용하였다. 결국 세종대왕 이래도 가장 뛰어난 성군이 되어가기 위한 자신의 자질을 닦으면서, 홍국영을 등극시켜 자신의 정치를 마음껏 펼쳤다. 결국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벽파의 일당들을 모두 처단하면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굳혀가는 단호한 군주가 되었다.

후에 한중록에서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었고, 한중록이 지니는 역사적인 가치는 후세에 오류를 범하는 내용으로 작용했다.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가 자신의 친정을 신원시키기 위해 쓰여 진 것이다. 그래서 사도세자에 대한 이미지는 정신병자로 인식되었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사도세자는 소론의 처신을 보이면서 노론과 대립하였다. 세자의 외척인 풍산 홍씨는 선택의 기로에서 세자를 선택하지 않고 당론을 쫓아 세자를 제거하기에 이른다. 이는 세자의 외척까지 세자가 소론이란 이유로 죽음에 몰아간 것이다. , 세자빈이었던 혜경궁 홍씨와 장인 홍봉안, 동생 홍인한, 영조의 계비 장순왕후 김씨, 그녀의 아버지인 김한로, 김상로 등등 이렇게 사도세자는 안팎으로 고립되었다. 그래서 병을 위장하는 소극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자구책을 썼던 것이다. 그러나 세자의 편에 서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노론의 희생물이 된 세자는 그렇게 뒤주에 갇혀 한 많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어느 누구 하나 세자를 옹호하는 사람 없이 외롭게 세상이 등져버린 비운의 사도세자!

나는 세자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럽고 원통하도다. 나의 어머니는 나를 버리시고, 나를 죽이라 하신다. 나의 아내도 나를 배신하고 등을 돌렸다. 나의 아버지는 나를 미워하여 나를 죽이셨다. 오로지 나의 아들만이 나의 죽음을 막아보려 했건만 나이 어린 아들의 가슴에 한만을 남기고 나는 이렇게 떠나야 한다. 아들아! 나의 아들아! 아비의 원통함을 너만을 알 것이다. 나의 아들아!” -사도세자-

 

 

옥정과 숙종의 사랑

 

장희빈의 본명은 장옥정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조사석 집안의 여종 출신이어서 종모법에 따라 천민이란 딱지를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양반의 첩으로 살면서 천한 신분을 이어가기보다는 획기적인 신분상승을 통해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을 품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숙부 장현의 후원을 얻어 자의 대비전 나인으로 수월하게 입궁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얼굴로 단번에 숙종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성은을 얻게 되었다. 열한 살에 동갑인 인경왕후를 맞이하였던 숙종은 9년 후인 스무 살에 인경왕후를 잃게 되었는데 아내의 부재에 깊은 외로움을 느끼던 중, 자의 대비전에서 옥정을 만나게 되었다.

 

한창때인 청년 숙종이 옥정의 미모에 반해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숙종의 어머니였던 명성왕후는 색녀의 기질이 다분한 옥정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의대비는 남인 사람이고 명성왕후는 서인 사람이었기에, 자의 대비전 나인 옥정을 자신의 아들 숙종이 총애하는 것을 알고는 옥정이 남인의 첩자라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옥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명성왕후의 미움을 사서 쫓겨나고 말았다.

 

숙종의 사랑은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물 앞에서 더욱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만나지 못하게 하면 더 만나고 싶고,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더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 아닌가? 옥정을 향한 숙종의 마음은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숙종과 옥정이 강제로 떨어져서 사무치게 서로를 그리워한지 2년이 지났다. 그들의 사이를 완강하게 가로막고 있던 명성왕후 김씨가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국상기간 3년이 지난 후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취선당에 옥정이 들어서자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숙종이 양팔을 벌려 옥정을 안았다.

 

옥정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 임의 얼굴이던가! 그리움에 사무쳤던 임금의 용안을 바라보는 옥정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5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린 끝에 만난 두 사람은 꿈만 같은 재회의 순간을 만끽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다시는 헤어지지 않으리라! 다시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

5년 동안 한층 더 요염해진 옥정의 육체는 기다렸던 감회의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랐고, 흘러간 세월을 가득 채우고 있던 원망이나 고통의 쓰라린 아픔도 한낱 강물에 흘려버릴 수 있을 만큼 두 사람의 짙은 황홀함은 절정을 향해 다다르고 있었다.

그날 밤 숙종은 옥정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다시는 너와 헤어지지 않겠다. 하늘에 걸고 맹세하노라!”

옥정은 하늘을 내걸은 숙종의 약속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품에 힘껏 매달렸다.

어디에서 기거하고 싶으냐?”

제가 머물고 싶은 곳은 전하를 처음 뫼시던 곳이옵니다.”

, 그럼 이곳 취선당 이겠구나?”

, 전하.”

그래. 앞으로 이곳을 쓰도록 하여라.”

 

일개 궁녀였던 옥정에게 취선당을 거처로 주는 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조치였다. 숙종은 옥정을 위해 취선당을 대대적으로 수리하였으며 한층 호화스럽게 장식하였다. 결국 취선당은 창덕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각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궁녀의 신분으로 왕자를 수태한 옥정

 

숙종에게 아름다운 취선정을 하사받은 장옥정의 위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달았고, 아직 후궁에 봉해지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한낱 궁녀의 신분으로 대전 상궁에게 회초리를 들 정도로 거리낌 없이 행동하곤 했다. 숙종의 사랑을 등 뒤에 지고 있는 옥정의 욕심은 끝도 없이 계속 이어져나갔다. 누가보아도 완벽한 자신의 거처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던 옥정은 취선당이 협소하다며 뒤뜰에 별채를 지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별채를 지으라는 어명이 떨어지자 대신들은 조심스럽게 우려의 마음을 내비췄다.

 

전하, 가뭄으로 온 백성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 이런 때에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전각을 짓게 하심은 옳지 못한 줄로 아옵니다. 하물며 후궁도 아닌 일개의 궁녀를 위해 그리하시다니요? 취선정의 별채 건립은 분명 전하의 성덕에 누가 될 것이옵니다.”

대신들의 솔직한 상소는 오히려 숙종의 분노를 돋았고, 이는 옥정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일개 궁녀를 위해 이러는 것이 대신들의 불만이라는 것이오? 알겠소. 당장 장옥정을 종 4품 숙원에 봉하노라!”

 

대신들은 귀찮은 혹을 떼려다가 무거운 혹 하나를 더 붙인 상황 속에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장옥정은 입궁한 지 6개월 만에 숙원에 봉해지게 되었다.얼마 후 장숙원은 4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소의에 봉해지고 곧 수태를 하였는데,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숙종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아직 후사가 없던 숙종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옥정의 수태는 몇 배의 감격을 가져다주었고, 사속지망에 대한 그의 꿈은 곧 이루어지게 되었다.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왕자가 소의 장씨의 몸에서 탄생하였다. 숙종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대 사면령을 반포하고 취선당을 찾았다. 해산을 한 옥정의 얼굴은 핼쑥하게 여위어있었지만, 대통을 이를 왕자를 생산한 그녀의 가녀린 모습이 숙종의 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대견하게만 보였다.

 

네가 종사의 대통을 이었노라. 이 은혜를 어찌 보답할꼬. 그래, 네 소원이 무엇이더냐?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터이니 망설이지 말고 어서 말해 보거라.”

전하, 신첩의 소망을 듣고자 하시는 전하의 성은에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신첩은 오로지 전하의 마음만을 원할 뿐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옵소서.”

숙종은 자신을 사랑하는 옥정의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

그래도 소원을 말해 보거라.”

전하, 저는 그저 사가의 어머니를 뵙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 치의 욕심도 없는 옥정의 마음에 숙종은 다시 한 번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귀인으로의 책봉이 아닌 어머니를 보고 싶다는 그녀의 효성은 숙종을 한없이 기쁘게 만들 뿐이었다. 그 때 보모상궁이 왕자를 안고 들어왔고 숙종은 초롱초롱한 아기의 눈망울을 보며 가슴 벅찬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왕자가 소의를 닮았구나!”

당치 않습니다. 전하를 쏙 빼닮았사옵니다.”

숙종은 강보에 싸인 왕자를 안고서 아비가 된 기쁨을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는 장옥정의 염원대로 강보에 싸인 아기를 세자로 책봉했고, 그 여세를 몰아 옥정을 희빈의 자리에 앉혀놓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장희빈은 중전의 자리를 탐내며 인현왕후를 모함할 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궁녀의 신분으로 왕자를 수태한 옥정 2

 

숙종에게 아름다운 취선정을 하사받은 장옥정의 위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달았고, 아직 후궁에 봉해지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한낱 궁녀의 신분으로 대전 상궁에게 회초리를 들 정도로 거리낌 없이 행동하곤 했다. 숙종의 사랑을 등 뒤에 지고 있는 옥정의 욕심은 끝도 없이 계속 이어져나갔다. 누가보아도 완벽한 자신의 거처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던 옥정은 취선당이 협소하다며 뒤뜰에 별채를 지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별채를 지으라는 어명이 떨어지자 대신들은 조심스럽게 우려의 마음을 내비췄다.

 

전하, 가뭄으로 온 백성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 이런 때에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전각을 짓게 하심은 옳지 못한 줄로 아옵니다. 하물며 후궁도 아닌 일개의 궁녀를 위해 그리하시다니요? 취선정의 별채 건립은 분명 전하의 성덕에 누가 될 것이옵니다.”

대신들의 솔직한 상소는 오히려 숙종의 분노를 돋았고, 이는 옥정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일개 궁녀를 위해 이러는 것이 대신들의 불만이라는 것이오? 알겠소. 당장 장옥정을 종 4품 숙원에 봉하노라!”

 

대신들은 귀찮은 혹을 떼려다가 무거운 혹 하나를 더 붙인 상황 속에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장옥정은 입궁한 지 6개월 만에 숙원에 봉해지게 되었다.얼마 후 장숙원은 4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소의에 봉해지고 곧 수태를 하였는데,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숙종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아직 후사가 없던 숙종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옥정의 수태는 몇 배의 감격을 가져다주었고, 사속지망에 대한 그의 꿈은 곧 이루어지게 되었다.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왕자가 소의 장씨의 몸에서 탄생하였다. 숙종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대 사면령을 반포하고 취선당을 찾았다. 해산을 한 옥정의 얼굴은 핼쑥하게 여위어있었지만, 대통을 이를 왕자를 생산한 그녀의 가녀린 모습이 숙종의 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대견하게만 보였다.

 

네가 종사의 대통을 이었노라. 이 은혜를 어찌 보답할꼬. 그래, 네 소원이 무엇이더냐?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터이니 망설이지 말고 어서 말해 보거라.”

전하, 신첩의 소망을 듣고자 하시는 전하의 성은에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신첩은 오로지 전하의 마음만을 원할 뿐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옵소서.”

숙종은 자신을 사랑하는 옥정의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

그래도 소원을 말해 보거라.”

전하, 저는 그저 사가의 어머니를 뵙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 치의 욕심도 없는 옥정의 마음에 숙종은 다시 한 번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귀인으로의 책봉이 아닌 어머니를 보고 싶다는 그녀의 효성은 숙종을 한없이 기쁘게 만들 뿐이었다. 그 때 보모상궁이 왕자를 안고 들어왔고 숙종은 초롱초롱한 아기의 눈망울을 보며 가슴 벅찬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왕자가 소의를 닮았구나!”

당치 않습니다. 전하를 쏙 빼닮았사옵니다.”

숙종은 강보에 싸인 왕자를 안고서 아비가 된 기쁨을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는 장옥정의 염원대로 강보에 싸인 아기를 세자로 책봉했고, 그 여세를 몰아 옥정을 희빈의 자리에 앉혀놓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장희빈은 중전의 자리를 탐내며 인현왕후를 모함할 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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