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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

임진란. 임금의 한양 귀환(13)

작성자마이피|작성시간18.08.08|조회수132 목록 댓글 0


임진란. 임금의 한양 귀환

“보위에 오르셔야 이순신이 삽니다”







광해는 입술을 깨물며 유성룡의 말을 곱씹었다. 자신도 불경스러워 억지로 외면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숨이 막혔다. 한바탕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두려웠다.

“대감, 그렇다면?”

광해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되묻자 유성룡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아마도 최종적으로 이순신이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넷? 이순신요?”

광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네.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이순신이 조선 땅에서 백성들로부터 가장 추앙받는 최고의 장수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는 조선 땅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왜군이 전쟁을 더 못 하고 물러난 것도, 명군이 왜군의 강화협상에 순순히 응하면서 전란이 재발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던 것도 이순신이 존재해서입니다. 조선의 임금은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조선의 온 백성과 왜군, 그리고 명나라까지 모두가 아는 이 사실을 전하께서 모르실 리 없습니다. 그것이 전하가 이순신을 죽여야 하는 이유지요.”

“으음.”

광해는 답답한 듯 신음을 토했다.

“전하의 의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순입니다. 임금의 보위를 지키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불안한 왕권을 지키기 위한 전하의 절박한 몸부림입니다. 살기 위해서 상대를 죽이는 것, 그것이 정치입니다.”

“대감, 절대로 그렇게 되어선 아니 될 일입니다. 그것은 조선이 망하는 길입니다. 절대로 그리돼서는 안 됩니다.”

“….”

유성룡은 광해의 말에 침묵을 지켰다. 더 이상 대답하기가 조심스러웠다. 진땀이 흘렀다.

“이순신을 살릴 방법은 없습니까?”

유성룡은 광해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호흡을 고른 뒤 대답했다.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감, 그것이 무엇입니까?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광해는 유성룡의 말에 반색하며 말을 재촉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전하께서 죽음의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저하께서 먼저 임금의 보위에 오르는 것입니다. 오직 세자 저하만이 이순신을 살릴 수 있습니다.”

“넷? 그렇다면 반역을?”

광해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유성룡은 광해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하,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코 반역이 아니옵니다. 세자 저하께선 첫 번째 왕위 계승자인 만큼 당연한 순리에 따르는 것입니다. 다만, 시기를 앞당겨 보위에 오르셔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그것만이 조선이 살고 전하는 물론 이순신도 함께 살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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