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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이니스 대그'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쓴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에는 다양한 동물이 황혼을 사는법이 등장한다.
동물 가운데 수명이 길고 사회성이 높은 종일수록
인간처럼 연장자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이유는 과거에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물 가운데
코끼리의 경우 노년에도 기력이 쇠하지 않는다. 수컷은 나이가 들어도 성장이 멈추지 않고 몸집이 더 커진다. 엄니가 길어져 젊은 코끼리와 싸워도
승산이 있고, 암컷에게도 인기가 많다.
가뭄이 닥치면 나이가 많은 코끼리 암컷은 수십년 전에 갔던 수원지를 기억해 내
무리를 이끌고 간다. 어린 코끼리들에게 모래를 퍼내 물을 찾는 방법을 보여주고, 무리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 인간이 코끼리를 도살한다는 사실도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에 무리가 인간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개코 원숭이 무리는 젊은 수컷을 따라 움직인다.
나이 든 수컷은 뒤에서 지켜볼 뿐이다. 그런데 연장자 수컷이 무리를 따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젊은 수컷은 그와 눈빛을 교환하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인한다. 둘은 의견을 나눌뿐 다투지 않는다. 먹잇감과 잠자리가 있는 곳, 잠복한 표범을 피하는 길을 연장자에게 배운다.
긴부리돌고래는 노년에도 외모가 젊은 돌고래와 똑같다. 이들은 위험에 빠지면 천여 마리가 한데 모여 방패를 만든다.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 비슷하게 생긴 덕에 천적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그냥 보아서는 지도자가 없는 듯 하지만 나이가 가장 많은 수컷이 무리를
안전한 물로 인도한다.
황혼의 동물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무리를 이끈다. 젊은 동물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지혜이다. 때로는 말
못하는 동물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