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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쉰들러 리스트, 한 생명을 구한 자 세계를 구한 것이다

작성자아리랑|작성시간17.01.04|조회수641 목록 댓글 0

 

쉰들러 리스트, 한 생명을 구한 자 세계를 구한 것이다

 

 

기사사진과 설명

 

흑백 화면의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색채를 입힌 빨간 옷의 소녀.

 



전쟁영화의 주인공들은 큰 감동을 준다. 적을 죽여야 내가 사는 극한의 절박함 속에서도 희생·전우애·조국애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쟁영화 속 영웅은 다양하다. 지휘관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와 평범한 국민도 영웅이 될 수 있다. 전쟁영화 속에서 확고한 신념과 희생정신으로 가슴 벅찬 감동과 인류애를 선사하는 영웅들을 소개한다.



전쟁이 나면 대개의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잃게 된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고 직장을 잃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게 된다. 삶은 점차 피폐해지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이에겐 기회가 된다. 무질서와 혼란을 틈타 권력을 키우고 재산을 늘려 부를 축적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쉰들러(리엄 니슨)가 그런 인물이다. 나치당원이며 독일 사업가인 그는 나치 권력을 이용해 유대인의 공장을 불하받고 노동력을 착취해 큰 부자가 된다.

쉰들러는 아내에게 “지금껏 사업 실패는 없었지만 늘 뭔가가 빠져 있었다.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이라고 말한다. 아내는 그것이 “운이냐?”고 묻는다. 이에 쉰들러는 짧게 답한다. “전쟁!”이라고.

 

 

 

 

 

스필버그 감독의 2차 세계대전 영화


이처럼 쉰들러는 전쟁을 철저하게 이용해 큰돈을 번다. 그런 그가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털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현장으로 향하는 수많은 유대인을 구하는 영웅으로 변신한다. 인류애를 실천하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로 거듭나는 것이다.

 

 


 

부패한 사업가가 영웅 되는 과정 그려


영화 초반, 주인공 쉰들러는 부패한 기회주의자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39년, 그는 폴란드계 유대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나치 당원이 돼 폴란드에 들어온다. 그는 이른바 ‘접대’ 귀재다. 암시장에서 구입한 값비싼 양복에 나치 배지를 달고는 나치가 애용하는 클럽에 나타난다. 그는 우선 고위급 나치 요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최고급 와인을 보낸다. 그에게 여자·술·현금은 ‘절대 갑’인 나치들을 자기 인맥으로 만드는 무기다. 그 대가로 쉰들러는 인건비 한 푼 안 들이고 유대인의 노동력을 얻는다.

영화 후반, 쉰들러는 변한다. 유대인 학살 현장에서 쉰들러의 시선은 독일군을 피해 도망가는 빨간색 원피스의 어린 소녀를 쫓는다. 이 장면은 흑백 화면의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색채를 입힌 대목으로, 감독 스필버그의 메시지가 담긴 듯하다. 쉰들러는 영화 종반 시체 소각장에서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그 소녀가 수레에 실려 버려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 어린 소녀의 주검은 쉰들러가 모든 재산을 털어 쉰들러 리스트를 작성하는 계기가 된다. 타락한 기업가에서 영웅으로 거듭나는 대목이다.

나치는 항복하고 쉰들러는 연합군에 쫓기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자신의 직원인 유대인들과 이별하는 자리에서 직원들의 금니로 만든 반지와 모든 직원들이 서명한 신분증명서를 받은 쉰들러는 “한 명은 더 빼올 수 있었어…”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그에게 유대인 회계사 스턴(벤 킹슬리)은 탈무드의 경구를 들어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계를 구한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다큐 같은 사실감… 아카데미 7관왕


유대인인 감독 스필버그는 영화 전체를 흑백 화면으로 처리, 사실감을 높였다. 관객들이 한편의 다큐멘터리 기록영화를 보는 것처럼 해 홀로코스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 중 하나였음을 강조한다. 영화는 핍박받고 죽어가는 유대인들보다는 휴머니즘과 나치의 ‘광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그간 유독 아카데미 상복이 없다는 악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전쟁영웅 쉰들러는 총을 든 군인이 아니다. 지구를 침범한 외계인을 때려잡는 슈퍼 히어로는 더더욱 아니다. ‘어벤져스(Avengers)’의 아이언 맨, 토르, 헐크처럼 근육질도 아니다. 그는 보통 체격의 평범한 시민이었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 돈이 많았고 그 돈을 유대인 1100명을 구하는 데 썼다. 총 대신에 휴머니즘과 희생정신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도 쉰들러를 능가하는 전쟁영웅이 있다. 왜구를 물리친 이순신 장군부터 조국 광복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운 안중근 장군, 윤봉길 의사와 홍범도 장군, 6·25전쟁 때의 ‘군번 없는’ 켈로부대원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러운 수많은 영웅이 있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살신성인의 영웅이었다.

최근 교통사고나 화재 현장에서 우리 이웃과 아이들을 구출한 후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의인들도 영웅이다. 영웅은 멀리 있지 않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임무를 철저히 해내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영웅이다.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출연: 리엄 니슨, 벤 킹슬리, 랠프 파인즈


<김병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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