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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그리스 방패, 수호신 아테나 방패 본뜬 아테네의 고르곤 도시 건립자의 이름 새긴 스파르타의 람다

작성자신으로|작성시간17.02.14|조회수845 목록 댓글 0

 

그리스 방패, 수호신 아테나 방패 본뜬 아테네의 고르곤 도시 건립자의 이름 새긴 스파르타의 람다

 

방패에 새긴 문양은 피아식별과 협동전투를 도왔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아군에겐 불사(不死)와 승리를, 적에겐 공포와 전율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기원전부터 사용된 그리스 방패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다.


 


 






기사사진과 설명

고르곤 방패를 든 아테네 전사.

 

 

 
국가·군사 요충지였던 도시국가 '폴리스'

대 그리스인들은 외부 침략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했다. 대부분의 도시국가들에는 우뚝 솟은 언덕이 있는데 이를 '폴리스(Polis)'라 불렀다. 폴리스에서 가장 높은(Akros) 곳인 아크로폴리스는 신이 사는 천상에 가깝고, 도시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감제고지다. 여기에 제우스를 비롯한 수호신을 모시는 여러 신전을 세웠고, 밑에는 아고라(Agora)와 시장이 열렸다. 도시를 방어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점에서 신앙을 가장해 정교한 방어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아크로폴리스는 정치·종교·국방을 아우르는 중추이자 급소였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는 동서 270m, 남북 150m 규모로 156m의 높은 위치에 구축돼 도시 전체를 한눈에 굽어보고 있다. 서쪽 통로를 제외하면 모두 가파른 절벽으로 봉쇄된 형상이다. 마치 난공불락의 요새 같다. 도시를 설계할 때도 전투의 유불리를 따지는데 폴리스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장보병에게 자신과 조국을 지키고, 승리를 기원하는 부적 하나 있는 게 그리 대수로운 건 아니다.



가장 강성했던 라이벌, 아테네와 스파르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강성했던 도시국가를 꼽으라면 단연 아테네와 스파르타다. 두 나라 모두 기원전 750년경에 도시국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해 주변 지역을 평정하면서 강력한 동맹(펠로폰네소스-델로스)의 맹주가 됐다. 두 맹주의 격돌에서 진 아테네는 결국 마케도니아에 패배했고, 스파르타는 로마에 복속되면서 그 화려한 막을 내렸지만 이들이 그리스 문명의 중심이었음은 틀림없다. 도시 위상만큼이나 이들의 방패 문양 역시 압권이다.


기사사진과 설명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전경. 도시는 물론 바다까지 양호한 시계를 제공하는 중요 지물이다.

 

 


민주정치의 발상지 아테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테네의 수호신은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인데, 유독 바다와 물의 신 '포세이돈(Poseidon)'과 얽힌 이야기가 많다.

아테나는 평생 처녀로 지냈지만 한때 흠모했던 신이 있었다. 포세이돈이다. 그런데 그는 괴물 '고르곤(Gorgon)'의 세 자매 가운데 막내인 '메두사(Medusa)'를 사랑했기에 아테나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특히 아테나 앞에서 메두사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다. 아테나는 메두사의 긴 머리칼을 뱀으로 바꾸고,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돌로 변하는 저주를 내렸다. 급기야는 '페르세우스(Perseus)'를 시켜 메두사의 목을 잘라오게 했다. 그리고 잘린 머리를 자신의 방패에 박아 넣어 천하무적의 '아에기스(Aegis)'를 만들었다. 그림에 보이는 아테네 방패에 괴물(고르곤)의 얼굴이 그려진 이유다.

또 한 번은 도시 수호신 자리를 두고 포세이돈과 경합을 벌였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각자 하나씩 주되, 결정은 시민들의 의사에 맡기기로 했다. 시민들은 포세이돈의 '말(馬)'도 좋아했지만, 아테나가 준 '올리브'를 더 선호했다. 결국 아테나가 도시의 수호신이 됐다. 아테네는 아테나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방패에 새긴 '알파(A)'는 도시 이름 '아테네'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 밖에도 머리 좋은 새 '올빼미'와 입에서 줄을 뽑아 집을 짓는 '거미' 역시 지혜와 직조(織造)를 관장하는 아테나의 상징으로 방패 위에 그려졌다.

 

기사사진과 설명

기원전 4세기의 그리스 판세. 스파르타와 아테네 중심의 강성한 동맹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최강 군사대국, 스파르타(Sparta)

스파르타는 신 중의 신 제우스와 관련이 많다. 영화 '300'을 봤다면 스파르타의 방패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영어의 '브이(V)'를 거꾸로 한 'Λ'를 방패에 새겼다. 그리스어 글자 '람다(Lambda)'를 의미하는 이 문양은 스파르타의 또 다른 이름에서 유래했다. 스파르타는 도시국가가 되기 전에는 '라코니아(Laconia)'라는 고대국가였는데, 그 수도를 건립한 제우스 아들의 이름을 따 '라케다에몬(Lacedaemon)'이라 불렀다. 영어 'L'에 해당하는 람다는 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스파르타는 라케다에몬의 아들 '아미클래스(Amyclas)'가 왕위에 오르며 세운 도시국가다. 따라서 건립자를 상징하는 '수탉'을 방패에 그려 넣기도 했다.

제우스의 여러 아들 가운데 가장 우애가 깊어 별자리가 된 쌍둥이 형 '카스토르(Castor)'와 동생 '폴룩스(Pollux)'를 의미하는 상징도 사용했다. 그리스 문자 'Π'과 두 마리의 '뱀'은 쌍둥이를 의미하고, 가운데엔 스파르타 군인들의 수호신인 아테나의 '거미'를 추가해 상징적 의미를 더했다.

이 외에도 여러 형태의 문양을 사용했다. 특별히 스파르타 왕(족)만이 들 수 있는 방패에는 '아르테미스(Artemis: 달·사냥의 여신)'를 상징하는 '달'과 관련된 것도 있다. 온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달빛을 형상화한 것으로 도시 전체에 가득한 왕의 위엄과 은혜로움을 묘사했다. 또 고대 전설에서 등장하는 조상과 관련된 영물 '전갈'이나 '스네이크 드래곤(Snake Dragon)' 역시 스파르타를 상징하는 문양 중 하나였다.

사진=필자 제공


<윤동일 육사 총동문회 북극성 안보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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