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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그리스 방패, 독수리·태양·메두사·삼지창…아군에겐 불사<不死>.승리를 적군에겐공포.전율을

작성자위대한|작성시간17.03.08|조회수324 목록 댓글 0

 

그리스 방패, 독수리·태양·메두사·삼지창…아군에겐 불사<不死>.승리를 적군에겐공포.전율을

 

 

 

만티네아 전사

 

 


방패에 새겨진 문양은 피아 식별과 협동전투를 도왔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것이 아군에겐 불사(不死)와 승리를, 적에겐 공포와 전율을 심어줬다는 사실이다. 기원전부터 사용된 그리스 방패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다.




에피루스·엘리스, 제우스 상징 독수리

지난 연재에서 ‘제우스(Zeus)’를 상징하는 문양을 소개한 바 있다. 그리스인들에게 제우스는 홀(笏: 군인의 지휘봉)이나 번개(다발)를 들고 천상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인간 세상을 굽어보며, 독수리가 호위하는 근엄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여기서 독수리는 제우스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신들이 사는 천상과 가장 가까운 곳까지 오를 수 있는 하늘의 제왕으로 제우스가 던진 번개를 찾아오거나, 제우스가 인간 세상에 내려올 때 독수리 몸을 빌린다. 한마디로 제우스의 분신인 셈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런 독수리를 상징으로 쓰는 건 당연한 일이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에서 사용한 독수리 문양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에피루스(Epirus)와 엘리스(Elis) 지역의 문양이 대표적이다. 에피루스는 제우스처럼 근엄한 모습으로 서 있는 독수리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반면 올림픽과 관련이 많고, 낮은 땅을 의미하는 엘리스는 뱀을 발톱으로 움켜쥐고 부리로 공격하는 모습의 독수리를 상징으로 썼다. 뱀은 구체적인 적이나 사악한 존재를 뜻한다. 적을 철저히 유린하는 구체적인 문양을 사용한 유일한 사례다.

 

기사사진과 설명

 

마케돈 전사



 

마케돈, 세상을 비추는 태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렉산드로스의 ‘마케도니아(Macedonia)’는 그리스 도시국가의 한 지역인 ‘마케돈(Macedon)’에서 출발했다. 마케돈의 방패 문양은 사방으로 퍼지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성스러운 태양과 그 빛을 형상화했다. 이를 발굴지 이름을 따 ‘베르기나의 태양(Sun of Vergina)’이라고 부른다. 이 문양은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Helios) 또는 아폴로(Apollo)의 상징으로 그리스에 이어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의 마케도니아 왕국이 승계해 현대까지 전해졌다. 왕국의 영토가 나뉘면서 오늘날엔 그리스의 마케도니아와 마케도니아공화국이 서로 지명과 문양 등에서 정통성을 주장한다. 특히 베르기나의 태양을 두고 서로 자신의 것이라면서 한때 대립했으나 바탕색을 파란색(그리스)과 빨간색(마케도니아)으로 구분하는 데 합의하면서 갈등이 해소됐다.



식민지 시칠리아·크로토네, 삼각형 세 다리

그리스는 한창 힘이 강했을 때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Sicily)’와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 ‘크로토네(Crotone)’도 식민지로 만들었다. 시칠리아는 아름다운 풍광 못지않게 무적 군대가 유명했다. 그들은 세 개의 다리가 삼각형 모양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트리스켈리온(Triskelion)’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삼각형은 세모처럼 생긴 섬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펠로루스·파키누스·릴리바이움의 세 항구가 같은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 각각을 이으면 정확히 삼각형을 이룬다. 후기 들어 세 다리의 중앙에 사람 얼굴을 그려 넣었는데, 메두사 얼굴이다.

크로토네는 그리스 신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신탁을 받던 장소였다. 도시 상징에는 이런 지역적 특성이 반영됐다. 신에게 바치는 제사에 반드시 필요했던 물건, 세 개의 발이 균형을 잡고 있는 제단이 그려졌다. 두 도시 모두 그리스의 식민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양도시 만티네아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

더 복잡한 디자인을 사용한 도시도 있었다. 스파르타와 함께 페르시아에 대적했던 ‘포키스(Phocis)’ 사람들은 네 개의 독수리 날개를 십자 형태로 교차해 전차의 바퀴를 표현했다. 날개 그 자체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연상시키고, 아테나가 몰았던 전차처럼 천하무적임을 자랑하며, 무한히 돌아가는 바퀴로 영속성을 상징한다.

신화에는 여러 번 소개한 제우스나 아테네 등과 비교해 전혀 꿀리지 않는 신이 있다. 바로 포세이돈(Poseidon)이다. 그는 제우스를 도와 거인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이후 제비뽑기로 서로의 영역을 결정했는데 제우스가 하늘, 하데스가 지하, 그리고 포세이돈은 바다와 물의 세계를 관장하게 됐다. 포세이돈의 상징으로는 말과 돌고래, 해마 등이 있다. 제우스가 태어나고 신부를 몰래 납치했던 테베 역시 포세이돈이 사랑하는 공주가 숨은 곳을 찾기 위해 돌고래의 도움을 받았다는 신화에 근거해 돌고래를 상징 문양으로 활용했다.

또 포세이돈은 바다와 파도를 맘대로 조정하는 ‘삼지창’을 가지고 다녔는데 해양도시 ‘만티네아(Mantinea)’는 이것을 상징으로 활용했다. 헤라클레스의 곤봉을 상징으로 사용하는 테베와 비슷한 사례다.
그림=필자 제공

윤동일 육사 총동문회 북극성안보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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