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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메를랭과 아서 왕 -로베르 드 보롱, 웨이스(Robert de Boron, Wace)

작성자통섭인|작성시간17.05.15|조회수260 목록 댓글 0

 

메를랭과 아서 왕 -로베르 드 보롱, 웨이스(Robert de Boron, Wace)

 

메를랭과 아서 왕

[ Merlin et le roi Arthur ]

저자로베르 드 보롱, 웨이스(Robert de Boron, Wace)
국가프랑스
분야소설

 

해설자

이형식(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

 

 

프랑스 중세 문예 작품들 중, 문예사 전문가들이 이른바 궁정문학(Littérature courtoise)이라는 범주로 분류하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작품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켈트인들의 전설, 즉 그들의 감성과 꿈(몽상)과 세계관 및 역사의 편린들을 간직하고 있다. 베룰(Beroul, 12세기)이나 토마스(Thomas, 12세기) 등 많은 문인들이 노래한 트리스탄과 이즈의 사랑 이야기를 비롯하여, 마리 드 프랑스(Marie de France, 12세기) 및 기타 이름 모를 문인들이 운문 단편소설(Lai) 형태로 노래한, 요정들 혹은 매나 늑대, 사슴 등으로 변신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사랑 이야기 등이 그 예이다. 또한 프랑스 근대소설의 초석을 놓았다고들 하는 크레띠앵(Chrétien de Troyes, 1135∼1183년경)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이, 랑슬로(Lancelot), 뻬르스발(Perceval‎‎), 고뱅(Gauvain), 이뱅(Yvain), 이데르(Yder), 케(Key, Keu), 갈라아드(Galaad) 등 원탁의 기사들을 등장시켜 꾸민 이야기들, 즉 흔히 기사도 소설이라고 하는 작품들이 또 다른 예이다.

그런데, 사랑과 기사도 및 성배(, Graal)를 찾아 나서는 기사들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진 그 모든 작품들의 배경 혹은 밑그림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은, 켈트인들의 전설적인 왕 아서(Arthur, Artus)와, 그의 탄생 및 원탁의 제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지자(마법사) 메를랭(Merlin)이다. 따라서 그러한 문학, ‘궁정문학’이라 하기보다는 ‘켈트문학’이라 칭하여야 할 그 문학의 근원이나 실체를 명료하게 포착하기 위하여서는, 메를랭과 아서 왕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읽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메를랭과 아서에 관한 이야기는, 크레띠앵이나 베룰, 토마스, 마리 드 프랑스 등의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고 또 프랑스 문학 강의실에서조차 가볍게 언급되곤 하는 웨이스(Robert Wace, 12세기)나 보롱(Robert de Boron, 12∼13세기)의 작품들 속에 자세히 펼쳐져 있다. 웨이스가 1155년에 완성했다는 ≪브루트 이야기(Roman de Brut)≫(브루트는 곧 브루투스, 즉 아이네아스의 증손자이며 브리타니아에 와서 그곳의 최초 왕이 되었다는 전설적인 인물을 가리킨다)는, 몬머스(Geoffrey Monmouth, 1100년경∼1154년)가 1138년경에 라틴어로 쓴 ≪브리타니아 왕들의 역사(Historia Regum Britanniae)≫를 프랑스어로 번안한 것이다. 또한 메를랭이나 아서 왕에 관하여 프랑스어로 쓴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그 작품의 아서 왕 편은, 아서의 탄생 및 그의 치세, 특히 그의 정복 전쟁 및 로마제국과의 갈등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연대기적 혹은 역사적 서술의 성격과 고대 에포포이아(속칭 서사시) 형태가 복합된 그 이야기에는, 카이사르 및 브리타니쿠스(즉 클라우디우스) 등의 로마 군단이나 프랑크족 군대에 쫓겨 프랑스 서부 해안지역(아르모르, 브르따뉴)으로 혹은 바다 건너 알비온(알바, 브리타니아의 켈트식 명칭)이나 아일랜드로 건너갔다가, 색슨족 및 앵글족 등 북방에서 남하하던 종족들과의 투쟁 과정에서 다시 노르망디나 브르따뉴 지역으로 되돌아오던(5∼6세기) 켈트인들의 고단한 심경도 스며 있다. 또한 켈트인들의 그 고적하고 구슬픈 심경의 반작용인 듯, 브레누스(Brennus)라는 켈트족 장군이 기원전 390년에 로마를 점령하였던 사실도 일종의 그리움처럼 회고되며, 로마 정벌 후 알라마니아(게르만) 지역도 평정하겠다는 보복적 결의도 보인다. 특히 웨이스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괄목할 만한 특징은, 축제 장면이나 출항 및 귀향 정경의 묘사인데, 그의 묘사에서는 사람들 간의 신분적 분별은 물론, 인간과 사물들 간의 분별마저 허물어버리는 시각이 발견된다. 즉, 그러한 특징 때문에, 프루스트가 ‘만물의 평등을 선언한’ 새로운 세계관이라고 극찬했던 플로베르의 묘사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프랑스 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웨이스가 크레띠앵보다 오히려 더 ‘근대적’인 작가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편, 메를랭에 관한 이야기는, 보롱이 1200년대 초에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최초의 산문 소설 ≪선지자 메를랭 혹은 성배 이야기(Merlin le Prophète ou le Livre du Graal)≫에 상세하게 개진되어 있다. 특히 그 작품에는 메를랭의 탄생 이야기가 매우 기이한 어투로 기술되어 있는데, 예수의 탄생 설화에 던지는 그의 의혹 어린 시선은, 라블레(≪가르강뛰아≫, 1534년 작)나 몰리에르(≪암피트뤼온≫, 1668년 작)의 시각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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