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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마운트 앤 블레이드, 적 측면을 노려라’ 중세 기병 사실적 재현에 소름

작성자참으로|작성시간17.05.25|조회수718 목록 댓글 0

 

마운트 앤 블레이드, 적 측면을 노려라’ 중세 기병 사실적 재현에 소름

 

중세 전투 직접 경험하는 느낌

공성전과 수성전의 현실적 체감

말달리는 기병 속력·위력에 감탄

실제 최선봉 지휘관 된 듯한 기분

 

 

기사사진과 설명

 

말 위에서 활을 쏘는 궁기병은 오른손잡이가 많은 비율 때문에 반드시 적을 왼쪽에 두고 사격하며 기동하는 전술 형태를 취한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에서 실제로 그 전술이 왜 형성됐는지를 체험할 수 있다.

 

 


기계와 화약이 참전하기 이전인 고대와 중세 때 그 전장을 휩쓴 가장 강력한 병종은 기병이었다. 사람의 힘을 넘어서는 월등한 힘과 속력은 말과 기병의 무게와 곱해지면서 전장의 왕좌에 기병을 올려놨다. 전장에서 말이 사라진 지금까지도 오랜 전통의 부대들이 ‘기병연대’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것은 기병의 위상을 말해주는 좋은 단서다.



2008년에 첫선을 보인 게임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제목처럼 말에 탄 채로 칼을 휘두르는 기병의 모든 것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둔 게임이다. 터키에 있는 작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이 게임은 중세 전쟁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성장해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중세 마니아들에게는 중세 전쟁의 현실감을 가장 잘 그려낸 게임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전장의 왕자, 기병의 역동성 그려낸 게임

게임이 그려내는 기병의 역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른바 ‘랜스 차징’으로 불리는, 달리는 말의 가속력을 긴 창 끝에 실어 적 보병에게 충격을 주고 이를 통해 전열을 붕괴시키는 전술은 게임 안에서 전략 지도의 시점이 아닌 플레이어 자신의 시점으로 구현된다. 덕분에 직접 말 위에 올라타 창을 쥐고 적진으로 달려가는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상당한 공을 들인 물리 엔진이 기병 전술의 현실성을 더욱 체감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내가 탄 말의 속도와 부딪칠 적의 속도를 계산해 가속력에 따라 공격 데미지가 달라지고, 말 위에서 달리며 도끼를 휘두를 때도 휘두르는 속력과 말의 속력이 합산돼 최종 데미지로 환산된다. 빠르게 달릴수록 강력해지는 공격력을 보면서 플레이어는 기병의 절륜한 위력에 감탄하게 되는 구조다.


기사사진과 설명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대표 이미지.

 

 

 
현실적인 물리 고증 통한 고대 병종의 이해

두터운 고증은 한편으로는 기병의 최대 약점까지도 그려내 게임의 현실성을 드높인다. 전열을 이룬 적 보병을 향해 돌진한 기병은 전열을 돌파하지 못할 경우 속력을 잃고 적 보병 앞에서 멈춰 서는데, 이때 긴 창 중심의 기병이 보병 대열에게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까지 게임은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기병의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현된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는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피하는 기병 운용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를 위해 전술은 주로 적 보병의 측면을 치고 빠지는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실제 고대 전장에서 기병이 정면 충격보다는 기동성을 이용해 적 전열의 측면을 살살 갉아먹는 교리가 구현돼온 과정이 게임 안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가 갖춘 현실적 전투 개념은 비단 기병·보병 같은 병종 간의 전술교리에만 적용되는 수준이 아니다. 등장하는 무기들은 각각 베기·찌르기·타격 같은 공격 속성을 갖고 있다. 공격 속성들은 상대의 갑주에 따라 다르게 데미지를 준다. 예를 들면 검과 같은 베기 속성은 천이나 가죽을 입은 경장 보병들을 단칼에 쓰러뜨리지만 중갑 기사들에게 약하고, 철퇴와 같은 둔기 타격은 공격속도가 느리지만 금속 갑옷마저도 무력화하는 타격력을 보여주는 식이다.

병종과 무기, 갑주들의 상성(일종의 천적관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전장 안에서 플레이어가 펼치는 전술은 그래서 중세 시절의 전투와 대단히 가까운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적 기병의 랜스 차징을 막기 위해 보병을 밀집시키고, 오른손잡이가 많은 인간의 특성 때문에 말 위에서 활을 쏘는 궁기병들은 적을 항상 왼쪽에 두고 기동하게 하는 등의 세세한 전술들이 마치 실전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펼쳐지는 것이 ‘마운트 앤 블레이드’ 안에 구현된 전장의 매력이다.

이렇게 현실적인 전장 안에서 플레이어는 마치 실제 무기를 쥐고 전장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말 위에서 적과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맞춰 장검을 휘둘러 적을 쓰러뜨리고, 두꺼운 방패로 방어하는 적 보병을 무너뜨리기 위해 거대한 도끼를 휘둘러 방패를 부수는 등의 활약을 선봉에서 직접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아군의 전열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명령을 내리는 과정은 마치 실제 전장에 선 최선봉 지휘관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기사사진과 설명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공성전.

 

 

 


아쉬움 넘어 박진감 살아있는 고대 전장

뛰어난 고증과 현실감 덕분에 마니아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게임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규모 제작비로 제작된 게임이 갖는 한계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화려한 최근 게임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는 그래픽, 진형을 짜서 전투해야 하는 병종들이 인공지능상 문제로 전투 중반부터는 진형 없이 개싸움으로 변해버리는 문제 등은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운트 앤 블레이드’가 게임 설계부터 목표했던 중세 전장의 현실감은 플레이어의 귓가에 말 위에서 달리며 스치는 바람 소리를 느끼게 할 정도로 충분하다.

20명의 정예 기병으로 100명의 적 보병을 앞에 두고도 힘차게 돌격 명령을 내리며 창을 꼬나쥘 수 있는 패기, 한 번의 정예 돌격으로 적 보병 전열을 무너뜨릴 때의 쾌감은 기계와 화약으로 달라진 현대의 전장을 그린 현대전 게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이경혁 게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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