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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분석

‘못자리’의 한국언어지도

작성자변강쇠|작성시간19.09.20|조회수352 목록 댓글 0


못자리의 한국언어지도

볍씨를 뿌리려고 논을 간 다음 흙을 고르고 판판하게 만든 자리를 무엇이라고 합니까?

    


 

'못자리'의 방언형은 아주 단순하여 '못자리''모자리'로 압축되는 양상을 띤다. 결국 사이시옷이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로 양분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형태 외에 '모자리판', '모판', '왕판' 등 몇 가지가 더 있으나 앞의 어형과 병존 상태로 쓰이거나 그 세력이 매우 약하다.

'못자리': 못자리
'모자리': 모자리, 묘자리, 모자리판, 모자리깐
                   모따리, 모개자리, 모구자리
기타 : 모판, 왕판


'못자리''모자리'의 분포를 보면 우리나라를 동서로 구획하는 형국을 보여 준다. '못자리'는 경기, 충남, 전남북 쪽으로 분포되어 있고 '모자리'는 강원, 충북, 경남북 쪽으로 분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못자리'보다는 '모자리'의 세력이 크다. 동서로 양분한 형국이면서도 '모자리'가 말하자면 '못자리'의 영역을 침투해 들어간 곳이 많은 것이다. 경기의 <양평, 광주, 용인, 이천>, 충남의 <천원, 연기, 대덕, 금산>, 전북의 <무주> 등이 동부형인 '모자리'를 취하고 있고 더욱이 전남은 <구례, 광양, 승주, 화순, 고흥, 장흥, 강진> 등 광범위한 지역이 동부형의 침식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표준어가 비표준어의 세력에 밀린다는 점에서 흥미를 일으키며 사이시옷 현상에 대해서도 일깨움을 준다. 특히 사이시옷의 출현 조건에 대해서 어떤 규칙이 명확히 찾아지지 않아 애쓰는데 '못자리''모자리'의 병존(倂存) 및 세력 다툼은 그 규칙이 방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고 하겠다. 제주도는 이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 논이 없고 벼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I-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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