云 이를 운
구름 일다, 이르다
云의 갑골문(雲과 통용)
云의 전문
云의 고문
云의 갑골문은 구름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雲의 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골문 자형의 ② 부분은 끝이 안으로 말려들어가고 있는 모양이며, ① 부분은 두 개의 가로획, 즉 二 자입니다. 전문 자형은 갑골문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 二가 뜻하는 바는 배달말의 [둘]에서 [ㄹ]의 소릿값이나 ‘둘둘(/큰 물건이 여러 겹으로 둥글게 말리는 모양)’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둘둘 말리다’로 ‘일다(/없던 현상이 생기다/겉으로 부풀거나 위로 솟아오르다)’의 뜻을 나타내며, 이 ‘일다’로부터 유사한 소릿값인 ‘이르다(/무엇이라고 말하다)’의 뜻으로 사용되다가, 전문 자형에서부터 雨를 덧붙인 雲으로 구분됩니다.
云云(운운 ; 여러 가지 말), 或云(혹운 ; 어떠한 사람이 말하는 바), 云爲(운위 ; 말과 행동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에서 云이 ‘이르다’의 뜻입니다.
介葛盧聞牛鳴 曰 是生三 犧皆用之矣 其音云. 『左傳』
개(介)나라의 갈로(葛盧)가 소 울음소리를 듣고 “이것은 셋을 낳았으나 희생(犧牲)으로 다 쓰였던 지였으니, 그 소리가 이러하다.”라고 말하였다.
子家 曰 子之言云 又焉用盟. 『左傳』
자가(子家)가 “그대의 말이 이러니, 또 어찌 맹약(盟約)을 쓰겠소?”라고 말했다.
상기 문장들에 사용된 云을 기존에서는 ‘이와 같이, 이렇게’ 등으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실제 뜻하는 바는 ‘일다’에서 유사한 소릿값인 ‘이러하다(/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이와 같다)’입니다.
及管夷吾有病 小伯問之 曰 仲父之病疾矣 可不諱. 云至於大病 則寡人惡乎屬國而可. 『列子』
관이오(管夷吾)가 병이 드니, 소백(小伯)이 물어 말하기를 “중부(仲父)의 병이 위급하니 꺼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큰 병에 이르게 된다면 과인(寡人)은 어디에 나라를 부탁해야 합니까?”라고 하였다.
상기 문장의 云을 기존의 문법에서는 가설이나 가정을 나타내는 접속사로 ‘가령 ~라면’ 등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의 뜻은 云의 ‘일다’에서 ‘이를테면, 이를터이면’으로 쓰인 것입니다.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 云爾. 『論語』
그 사람됨이야. 결이 발하면 식사를 잊으며, 음악으로서 근심을 잊으며, 늙음이 장차 닥쳐옴도 알지 못한다. 이러할 따름이다.
상기 문장의 ‘云爾’를 기존의 문법에서는 하나의 숙어(熟語)로 취급하여, ‘이러이러하다, 등등의 말’ 등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云은 ‘일다’에서 ‘이러다, 이러이러다, 이러이러하다’ 등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즉 ‘云爾’는 ‘이러할 따름이다’의 뜻입니다.
雲 구름 운
비를 만드는 구름
雲의 전문
雲의 전문 자형은 날씨를 의미하는 雨와 云의 합자입니다. 云이 본래 구름을 의미했지만, 배달말에서의 ‘일다’에 의한 다른 파생어들로 가차되자, 雨를 덧붙여 ‘구름’의 뜻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구름이 비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습니다.
‘구름’은 ‘구르다’의 명사형이기도 한데, 구름의 모양을 직접 형용하고 있으며, 云의 갑골문 자형에서 점점 말리는 모양[구르는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風雲(풍운), 靑雲(청운), 雲雨(운우) 등에서 雲이 ‘구름’의 뜻입니다. 雲集(운집 ; 구름처럼 모인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듦을 이르는 말)에서는 雲이 '구름‘으로, ‘많이 모여 있음’의 비유어로 사용된 것입니다.
曇 흐릴 담
구름이 일다, 흐리다
曇의 전문
曇의 전문 자형은 日과 雲의 합자이며, 日은 ‘일기(日氣)’의 뜻이며, ‘구름이 이는 일기’라는 것에서 ‘흐리다(/하늘에 구름이나 안개 따위가 끼어 햇빛이 밝지 못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曇天(담천 ; 구름이 끼어서 흐린 하늘), 晴曇(청담 ; 날씨의 맑음과 흐림), 薄曇(박담 ; 날씨가 약간 흐릿함. 또는 그런 날씨) 등에서 曇이 ‘흐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澐 큰물결 운
흘러가는 구름, 두둥실
澐의 전문
澐의 전문 자형은 水와 雲의 합자이며, 雲의 云이 ‘일다(/희미하거나 약하던 것이 왕성하여지다)’의 뜻을 나타내어, ‘흘러가는[水는 流(흐를 류)의 축약] 구름’로 ‘두둥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夽 클 운
하늘하늘 일다, 뭉게뭉게
夽의 전문
夽의 전문 자형은 大와 云의 합자입니다. 大는 ‘하늘’의 소릿값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하늘하늘(/조금 힘없이 늘어져 가볍게 잇따라 흔들리는 모양)’로 쓰였으며, 云의 ‘일다’와 더하여, ‘하늘하늘 일다’로 ‘뭉게뭉게(/연기나 구름 따위가 크게 둥근 모양을 이루면서 잇따라 나오는 모양)’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芸 김맬 운/궁궁이 운
일구다, 김매다, 구름 같은 풀, 일렁이다
芸의 전문
芸의 전문 자형은 艹와 云의 합자이며, 云의 ‘일다’에서 ‘일구다(/논밭을 만들기 위하여 땅을 파서 일으키다)’로 쓰여 ‘김매다’의 뜻을 나타내며, 또 꽃이 구름과 같은 모양으로 핀다는 것에서 ‘궁궁이[芸香(운향)]’의 뜻도 나타냅니다.
芸夫(운부 ; 풀을 베는 사나이), 芸穫(운확 ; 풀을 베고 곡식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으로, 농업에 종사함을 이르는 말) 등에서 芸이 ‘김매다’의 뜻입니다.
耕耘機(경운기)에서 耘(김맬 운)은 전문 자형에 없는데, 이 경우는 耒(쟁기 뢰)와 云의 합자로, 云의 ‘일다’가 뜻하는 바를 耒로 명확하게 합니다.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老子』
허무의 극에 치달아 정(精)과 독(篤)을 지킨다. 만물이 아울러 잣아 나옴에 나로서는 그 불룩해짐을 본다. 대저 물(物)은 일렁 일렁이다가 각각 다시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
年過六十, 執喪遵禮, 居墓三年, 足不出廬. 不爲矯激之行, 而一鄕推服, 人無異辭. 弟英亦孝友, 操行無異. 乃兄薰不治産業, 常付妻孥焱芸芸, 爲之經理, 俾免餒乏. 『朝鮮王朝 明宗實錄 21年 6月 21日』
나이 60이 넘었으나 거상(居喪)에 예를 준수하고 시묘 살이 3년 동안에 한 번도 여막에서 나가는 일이 없었으며 궤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므로 온 고을이 그를 추앙하고 헐뜯는 사람이 없었다. 그 아우 임운(林芸)도 효우와 조행이 그의 형과 다름이 없었다.
이에 임훈(林薰)은 가산과 가업을 불리지 않고, 항상 처노(妻孥)에 맡겼다. 불씨가 일렁일렁이듯이 경영하고 관리하여 주림과 궁핍을 면하고 있다.
상기 두 예문에 사용된 芸을 기존의 문법에서는 ‘성한 모양, 많은 모양’의 뜻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현대국어에서도 ‘운운(芸芸)하다’는 ‘사물이 썩 많다’의 뜻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芸이 ‘많은 모양’의 뜻으로 의역될 수 있는 것은 艹는 배달말의 ‘풀풀(/눈이나 먼지, 연기 따위가 몹시 흩날리는 모양)’을 의미하며, 云의 ‘일다’와 결합하여, ‘일렁이다[일렁대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노자(老子)에서의 ‘芸芸’은 실제로 많은 모양의 형용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만물이 생겨나는 모양에 대한 형용이며, 명종실록의 ‘焱芸芸’은 불씨에 입김을 불면 불꽃이 일렁임을 형용한 것으로, 이 문장에서는 ‘많은 모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겨우겨우, 근근이’ 정도의 어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즉 焱(불꽃 염)은 바닥에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하며[火(불꽃)>炎(불씨)>焱(불티)의 순서], 꺼질듯 말듯이 타고 있는 상태를 여기서는 ‘일렁이다’로 나타내어, 가산과 가업을 그런 식으로 관리하여, 다음 구문에 나오는 ‘餒乏[주림과 궁핍]’을 겨우 면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전체 내용은 고결한 인품과 청렴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조선왕조실록에서 이 부분은 아예 빠트리고 있으며, 오히려 가업을 아주 활성화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苕之華 芸其黃矣 心之憂矣 維其傷矣 『詩經』
능소화 꽃 일렁이듯 그렇게 노랗겠다. 마음의 근심인 듯 그렇게 아프겠네.
상기 시경(詩經)에 사용된 芸을 기존에서는 ‘단풍들다’의 뜻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芸 자에 갑자기 ‘단풍들다’의 뜻이 나타날 이유가 없으며, 다음의 黃(누를 황)을 단풍의 색으로 보고 끼워 맞춘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의 芸은 능소화의 꽃잎의 모양에 대한 형용으로 ‘일렁이다’의 뜻입니다.
현대 중국어에서 芸은 藝(재주 예)의 간체자(簡體字)로 쓰이고 있으며, ‘김매다’로는 耘(김맬 운)이 쓰이고 있습니다. 藝 자도 耘 자도 전문 자형에 없는 글자입니다.
抎 잃을 운
잃어버리다[이러버리다]
抎의 전문
抎의 전문 자형은 手와 云의 합자이며, 手는 실수(失手)의 뜻을 나타내며, 云이 ‘일다’에서 유사한 소릿값이 ‘잃다’로 쓰여 ‘잃어버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沄 돌아흐를 운/소용돌이칠 운
일렁이는 물결, 굽이치다, 소용돌이
沄의 전문
沄의 전문 자형은 水와 云의 합자이며, 云의 ‘일다’에서 ‘일렁이는 물결[水]’로 ‘굽이치다, 소용돌이’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囩 돌 운/밭열두이랑 운
일렁이다, 이랑
囩의 전문
囩의 전문 자형은 回의 축약인 囗과 云의 합자이며, 설문(說文)에서는 ‘回也[도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云의 ‘일다’가 回의 ‘돌다’와 더하여, ‘돌며 일어나는 것’으로 배달말의 ‘일렁이다(/크고 긴 물건 따위가 이리저리 크게 흔들리다)’를 나타냅니다. 또 이 ‘일렁’에서 ‘이랑’의 뜻으로도 가차 사용됩니다. 이 경우의 囗은 田의 축약이며, 云이 ‘일다’에서 ‘밭에 있는 이랑’의 뜻입니다.
魂 넋 혼
일렁이는 넋 ; 얼
魂의 전문
魂의 전문 자형은 云과 鬼의 합자입니다. 云이 ‘일다’에서 ‘일렁거리다’로 쓰여, ‘얼’의 개념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靈魂(영혼), 魂魄(혼백), 鬪魂(투혼) 등에서 魂이 ‘얼’의 뜻입니다.
員云 엉크러질 운
說文 ; 物數紛[운]亂也
員云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