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풀이 : 귀밝을 총(聰)
남이 하는 말을 빨리[悤총] 알아 듣는[耳이], 즉 귀밝은 모습.
허신은『설문해자』에서 聰총을 풀이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총 여섯 글자를 남겼다.
察也찰야.耳悤聲.종이총성
위 문구에 대한 중국학자들의 풀이는 대략 다음과 같다.
살피다를 뜻한다. 耳(귀 이)가 의미요소이고 悤(총)은 의미와는 전혀 관련 없는 발음요소일 뿐이다
연구해보면 분명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신 이후 근 2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聰에 대한 학계의 해석이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중국학자들은 聰총에 관한 한 허신으로부터 단 한 발자국도 더 내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성자가 그러하듯이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聰에서의 悤이 전체 의미 형성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聰총은 '듣다(to hear)'의 뜻을 나타내는 耳(귀 이)변과 ‘재빠르다, 빨리’의 뜻을 나타내는 悤총으로 이루어져 있다.
聰총 = 耳이 + 悤총
聰총은 남이 하는 말을 빨리[悤; quick] 알아 듣는[耳; eared] 모습, 즉 '귀밝은(quick-eared)'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그러한 모습에서 발전하여 다음과 같은 여러 뜻들을 나타낸다.
▶남이 하는 말을 빨리[悤; quick] 알아 듣는[耳; eared] 모습
ee⇒ 귀밝다(quick-eared) eeeeeeee↘알다[察찰], 듣다
eeeee↘밝다 → 明晳명석 / 明察명찰 / 明通명통 → 통하다
eeeeeeeeeeeee ↘영명(英明)·영리하다
귀밝다'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①작게 나는 소리도 잘 구별하여 듣다.
②남이 하는 말을 잘 알아 듣다.
③정보나 소식 같은 것을 남보다 먼저[더 빨리] 알고 있다.
- (출처: 이희승 저 국어대사전, 민중서림)
聰총은 대체적으로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보통 사람들이 20세가 되어야 옥편(玉篇) 한 권을 뗄까 말까 한데, 서너 살짜리 어린아이가 옥편을 다 떼고「明沙十里 명사십리」 「綾羅島 능라도」 「趙雄傳 조웅전」 「忠烈傳 충렬전」 「三國志 삼국지」 「唐詩 당시」 「杜詩 두시」「康熙字典 강희자전」 등을 차례로 독파한다면 그 아이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보다 뭔가를 대단히 빨리 알아듣는[聰] 아이일 것이다.
다음 글자들은 聰(총)의 속자 및 약자들이다. 悤총과 연계하여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동자 | 속자/일본식 약자 | 속자 | 중국식 간자 |
孤雲고운 崔致遠최치원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聰明(총명)한 인사가 무척 많았다. 그 중에서도 孤雲고운 崔致遠최치원 선생님 같은 분은 그 聰氣(총기)가 하늘을 찔렀다. 고운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천하의 문장이었는데, 당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멸시할 적에 그 분이 당나라를 놀라게 한 건 아홉 살 때였다.
당시 당나라에서 신라 같은 나라에도 아는[聰明한] 사람이 혹시나 있을지 몰라 신라조정에 솜에다 계란을 싸가지고 옥함에 넣어 보냈다. 그리고 그걸 알아 맞추라고 했다. 이것을 온 나라가 알지 못했으나 아홉 살인 고운 선생님만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글을 써서 조정에 바치었다.
둥글고 둥근 옥함 속에 있는 물건은(團團含中物)
절반은 희고 절반은 황금빛이로다(半白半黃金).
밤마다 때를 알리고 있는 새이나(夜夜知時鳥)
소리는 내고 싶어도(情은 머금고 있어도) 울 수가 없구나(含情未吐音).
고운 선생님은 계란이 옥함 속에서 부화하여 병아리가 된 것까지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당나라 사신들조차 이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옥함 속에 들어 있는 병아리의 가련한 처지를 당신하고 비해 같다고 읊은 것이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보고 크게 놀랜 것인데, 이 정도면 聰明(총명)하다기 보단 신통자재한 神人신인의 경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로 인해 당나라에서 고운 선생님을 열두 살 때 데려갔던 것인데(이를 학자들은 "당나라 유학"이라 했다) 고운 선생님은『討黃巢激文토황소격문』을 짓는 등 그 이름을 크게 떨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