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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관등명 파진찬(波珍澯)의 뜻

작성자참으로|작성시간22.03.01|조회수128 목록 댓글 0

신라 관등명 파진찬(波珍澯)의 뜻

 

파진찬(波珍澯)은 신라 17관등 중에서 제4위 관등이다. 다른 말로 波珍干(파진간) 波彌干(파미간) 海干(해간) 海澯(해찬)이라고도 하였다.


한자 澯(찬)이나 干(간)은 그 실제발음이 [칸/khan]쯤 되는 것을 음차 표기한 것으로 보면 된다. ‘징기스칸’의 그 칸(khan)과 같으며 ‘우두머리, 통치자, 군장’을 나타내는 말이다. 어떻게 들으면 [찬]처럼 들리고 어떻게 들으면 [간]처럼 들려서 그렇게 쓴 것이다. 그 어떤 문자로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발음, [간/칸/찬/한/감] 비슷했을 거라고 추측되는 음이다.


한자 珍은 ‘보배 진(珍)’ 자다. 귀한 ‘돌, 보석’을 나타내는 글자다. 그러므로 [돌/dor]음을 표기하고 있는 글자라 보면 된다. 다시 말해, [파돌-칸]을 표기하기 위해 波珍澯이란 한자를 빌려온 것이다. 그러면 [파돌칸]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파진찬(波珍澯)을 海干(해간)이라고도 했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다음과 같은 엉터리 해석을 하고 있다.


- 바다의 고어는 [바달/바랄]이었다. 波珍澯 혹은 海干은 둘 다 [바돌칸]을 표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파진찬은 아마도 바다(sea)를 관장하는 일을 맡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아니다. 위와 같은 해석은 일부만 맞을 뿐이다. 둘 다 [바돌칸] 음을 표기한 것까지는 맞으나, 그 다음 해석이 잘못되었다. 이러한 말은 사음훈차(似音訓借)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올바른 파악을 할 수가 없다.
 

한자 海는 대표적인 사음훈차(似音訓借) 표기로 ‘바다(sea)’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쓰인 것이 아니다. ‘아들(son)’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쓰인 글자다.
무슨 말인고 하니, 海의 훈이 [바돌/바랄]인데, 이것이 아들의 고어인 [바달]과 발음이 비슷하니까 ‘아들’을 표기하기 위해 海라는 한자를 차용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파진찬(波珍澯) 海干(해간) 海澯(해찬)으로 표기된 신라의 제4위 관등은 ‘아들칸’이란 뜻을 가진 관등명이란 얘기다. 참고로 제3위 관등은 잡찬 혹은 소판(蘇判)이라 하였는데, 이는 ‘아비칸’ 즉 ‘아버지칸’이라는 뜻이다. [잡칸/zob-khan]의 발음을 어떻게 들으면 [솝한/sob-han]처럼도 들렸기 때문에 소판(蘇判)이라고도 썼던 것이다. 옛날에는 ‘아버지’를 뜻하는 말이 [잡/zob] 혹은 [삽/sob]이었다.


정리하면, 신라 제3위 관등인 잡찬 혹은 소판(蘇判)은 “아비-칸”이란 뜻이고, 신라 제4위 관등인 파진찬(波珍澯) 혹은 海干(해간)은 “아들-칸”이란 뜻이다.


(*참고: '水+食'으로 된 한자 '찬'을 표현할 수 없어 대신 澯으로 썼음)

 

 [타인글이나 자료 인용] <놀부와 노리코> 제4장 중,'잡찬과 파진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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