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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 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 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완화삼(玩花杉)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목월에게-
*조지훈 (1920~1968) * 시인, 본명 동탁 (東卓), 경북 영양출신, 엄격한 가풍 속에 한학을 배우고 독학,혜화전문학교 졸업,고풍의상, 승무, 봉황수로 문장지 추천 시단 데뷔, 민족정서를 노래, 박두진 박목월과 청록파라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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