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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삶 나눔

고린도전서 10장 - 제민

작성자제민|작성시간26.06.17|조회수16 목록 댓글 0

[말씀 묵상]

도를 전하다 보면, 종교가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의 귀가 더 열려있는 경험을 종종합니다. 종교가 있는 이들, 그중 공부를 한 이들은 더욱 자신의 신념이 있기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바울은 그런 그리스도인들에게 경고합니다. 은혜를 경험했다고 해서 방심하지 말라고. 하나님께서 직접 해방시키신 이스라엘 민족조차도 그 은혜를 망각하고 죄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도 야훼를 버리고 새로운 종교를 숭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우상숭배는 하나님의 이름을 입에 담으면서도 결국 자기 욕망을 따랐던 것이었기에 더욱 교묘한 것이지요.

 

저 또한 제 안의 경험과 지식, 신앙과 배치되는 상황을 마주할 때면 못마땅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친구를 만날 때도 그렇고,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더욱 자주 찾아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옳다’는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물론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은 분명히 말해야겠지만, 그 마음 때문에 저의 귀가 닫혀서는 안 되겠지요. 저는 큰 사랑과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니 그 은혜로 나를 높이고 자랑하기보다, 그 은혜에 걸맞게 더욱 낮은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이런 제 마음을 붙들어 주는 관계들이 있어요. 바울이 한 떡을 함께 나누는 이들을 한 몸이라고 말했듯이, 함께 밥을 먹고 삶을 나누는 사람들이 곁에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쉽게 자기 생각에 갇히지만,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다른 이의 삶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니 언제나 함께 밥 먹는 K도 저를 지켜줍니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품어주며, 때로는 권면하고 때로는 기다려주는 관계 말입니다. 그렇게 한 몸으로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자신을 절대화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함께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과 생각을 잘 나누지 않는 저도 계속 그러한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다 좋아'보다는 제 의견을 분명히 말하고, 제 안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도 솔직하게 나누려 합니다. 그래야 한몸된 관계도 저를 잘 알 수 있고, 저 또한 저 자신을 더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요. 혼자만의 생각과 신념에 갇혀 살아가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해서 다듬어지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생활 나눔]

마을 안에 ‘쓰임’이라는 공부모임에 들어갔어요.

오늘날 우리는 전기나 수도, 각종 기계와 기술에 깊이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저 역시 무언가를 직접 만들거나 고치기보다 돈을 주고 해결하는 삶에 익숙했어요. 편리함은 얻었지만, 그만큼 삶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 선택권은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서는 인간을 단순히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만들고 돌보며 창조에 참여하는 존재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버려진 것을 살리고, 필요한 것을 손으로 만들며, 삶의 기술을 다시 배워가는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사실 저는 몸을 쓰는 노동보다 생각하고 글 쓰는 일에 더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모임은 제게 꽤 큰 도전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성이 저 안에도 있다고 믿기에, 하나씩 배워가려 합니다. 앞으로 쓰임과 함께 손으로 삶을 일구고,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며, 잃어버린 선택권을 조금씩 회복해 가고 싶어요.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이루어 가실 새로운 일들도 기대하고요. 함께 땅을 일구고 공간을 세워 가는 여정 속에서, 우리의 손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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