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에 우주가 들어 있고 사람을 위하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는 전통적 사상이 바로 국선도에서 말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인체주의이다.
일기 기화작용이 우주를 만들었는데 이 우주를 만드는 일정한 룰이 바로 율려이며 율려가 하늘에 작용하는 이치와 땅에 작용하는 이치와 생명에 작용하는 이치가 서로 일관성이 있다.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을 살펴보면 모든 인체를 설명하는데 우주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이러한 관점은 한의학의 기본원리가 바로 기론에 입각해서 인체의 생리구조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도 바로 하늘과 땅을 모든 생명체 중에서 가장 잘 닮아 있기 때문이며 하늘의 원리를 적용하고 땅의 원리를 적용하여 몸의 율려를 찾아 주면 자연히 병은 소멸되고 건강은 찾아진다는 것에 기초한 것이 한의학이다.
한의학의 최고원리가 바로 이도료병(以道療病: 도로써 병을 치료한다.)이며 여기서 말한 도는 자연계를 지배하는 율려를 의미한다. 인간세상의 사회 또한 조화와 율려를 찾아주는 것이 바로 정치이며 치(治)란 물의 흐름이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며 그 것은 바로 율려이다.
도인들이 주장하는 살아간다는 것의 최고 덕목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조화하는 상생에 두고 있다. 우리의 삶이 육체와 정신의 모든 작용에서 상생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바른 생각과 바른 말 그리고 바른 행동의 세가지 덕목을 지킬 때 수련도 바로잡히고 나의 삶도 밝아진다. 정사(正思) 정언(正言) 정행(正行)의 사언행(思言行)의 윤리적 실천을 바로하기 위해 수도를 하는 것이며 숨을 고르고 마음을 고르고 몸을 고르는 적극적 방법은 정신과 육체 모두에서 율려를 찾는 인체주의의 극치이다.
내가 희로애락을 조화하지 못하고 조절치 못하면 해당 장부에 이상이 오고 몸의 기능상에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정신과 육체가 둘이 아니며 하나인 것이다.
인체주의는 서양의 협소한 인본주의를 뛰어 넘어 21세기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양의 인본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관념적 사상적 체계이나 인체주의는 인간자체의 주체적 자아와 우주적 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몸과 마음의 작용이 자연과 지구 더 나아가 우주의 상관 속에서 해득되는 고차원적 사상이다.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을 표현하고 지구와 자연의 문제를 인간의 몸 차원까지 승화시키는 사상이 바로 인체주의이며 이 사상은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기론에 그 근원이 닿아있다.
살아간다는 것이 모든 것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기 때문에 나와 연관된 모든 사물 더 나아가 지구와 우주까지 통섭하는 이와 같은 사상체계는 오직 우리민족만이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백의민족은 자연히 인류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국선도를 전해주신 청산선사께서 항상 제자들에게 백의민족이 인류의 정신적 지도자가 될 것임을 주지시킨 것도 이러한 율려의 인체주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