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청산선사님 시 모음

작성자바람소리|작성시간06.02.02|조회수242 목록 댓글 0

 
 
사진집에 실린 詩들은 청산선사님이 재 입산하신 직후에 연락을 주시던 몇 분이 받으신 것입니다. 청산선사님께서 홀연히 재 입산하시면서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기도 한 이 詩들은 자세히 읽으면 간곡한 당부의 말씀과 더불어 참 도(道)의 맛을 다시 일깨워주신 말씀입니다. 중요한 것은 詩 속에는 그간 사파(裟婆) 세계에서 함께 숨을 나누시던 동안 마음과 몸으로 외롭고 아프게 보여주신 여러 가지 일들이 사실은 서로 엇물려 있는 것들이며,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 움직이는 이 세상의 법이 아닌, 더 높은 自然之道와 맞닿아 있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크게 넓게 그리고 아프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을 받세 은 세상 돌아오니
받으러 어서 가세
받는 법 무엇인가
눈, 귀 모두 열고 보세
뜰 안팎을 모두 닦아
을 많이 받아보세
삼척동자 살펴보소
아 빛이 나네
컴컴 절벽 가지 마소
천길 만길 떨어지네
황금 백옥 눈 멀으면
컴컴 절벽 몰라보네
밝아 오면 일어나소
늦잠 자면 어지럽네
은 세상 돌아오니
두루두루 살펴보소

 

산머리 번쩍들고
한라산은 꼬리치네
봄과 여름 가꾼 곡식
가을 추수 그득하네
초년 고생 겪었으니
말년에는 영화라네
받는 법 어서 닦세
전하는 말 웃지 마소
( 천지)


靑山.....

마음은 누리에 차고
누리 이 마음에 차네
누리의 道는 마음의 道
마음의 道는 누리의 道
마음 누리 둘 아닐세

사람은 누리의 主人
누리의 神秘 사람에 찼네
精, 氣, 神 丹田行功으로
누리의 힘 사람에 通하면
몸과 마음 自由自在

靑山은 언제나 蕪...淸....
富貴功名 꿈밖일레라
누리의 精 배에 부르고
누리의 氣 머리에 차고
누리의 神 마음에 밝아 있네

刻苦 修業 二十餘年
念願은 오로지 求活蒼生
스승에게 이어 받은 이 道法을
누리에 두루 펴기 전에
裟婆...... 내 어찌 마다 하오리



산중 수도(山中 修道)에서

태백산 높이 솟아 하늘을 세우고
산 골골 물 모여 흘러 바다에 이었네

돌아보면 안개 산허리 두르고
상상봉(上上峰)에 걸린 푸른하늘 잡을 수 없네

계곡물 세차 바위 부술 듯 흐르고
큰 나무에 가린 햇볕조차 차갑구려

티끌 같은 세상 일 모두 거두어, 나는
목석이 되었나 바위가 되었나
수도(修道)의 참 멋에 잠겼을 뿐

-太白山에서 修道 中에


석양빛에 붉은 구름 평화로운데
조용히 잠드니 바로 영토(塋土)의 꿈이로다

인가(人家) 골방에서 하룻밤 누우니
그런가? 풍진세상 무슨 정이 남아 쓸쓸하구려





입산(入山)
- 하산하였다가 재입산하면서

어디로 가시려오, 자연(自然)이 묻네
하늘 뜻 따라 '나'를 찾아가오

흰구름 떠 있고 자연소리 노니는 곳에
따스한 자연이 되려 가네

노래 불러 산새 반기고, 맑은 물 흘러
참뜻 찾아가는 길손 마음 달래누나

아! 산골은 골마다 개이고 흐리고 또 푸르르네
멀리 목동은 소 몰고 가까이 까투리 우는데

석양빛에 붉은 구름 평화로운데
조용히 잠드니 바로 영토(塋土)의 꿈이로다

인가(人家) 골방에서 하룻밤 누우니
그런가? 풍진세상 무슨 정이 남아 쓸쓸하구려



산새들 지저귀며 바삐 날아 아침을 맞는데
왠일인고, 이 몸은 사시사철 그대로니 바쁠 것 없네

스승님 말씀 따라 그대로 하면 되는 걸
나보다 너희가 왜 바쁘냐





스승님 찾아서

고목 우거진 산골 수 십리 사람 흔적 하나 없는데

깊은 산 속, 여기 동굴 있으니 스승님 계신 곳
바로 내 안식처로구나

아침 조용한 골짜기에 잡된 생각 모두 묻으니
여기는 하늘의 수도 터

흰 구름 떠돌아 한가로우니
이 몸도 저 먼 우주의 숨에 잠겨 있도다

짙은 안개 푸른 나무를 적시고 꽃망울 다투어 피어나니
온 천지가 봄이로다

산새들 지저귀며 바삐 날아 아침을 맞는데
웬일 인고, 이 몸은 사시사철 그대로니 바쁠 것 없네

스승님 말씀 따라 그대로 하면 되는 걸
나보다 너희가 왜 바쁘냐

마냥 숲 깊어 인적 없는 곳
그 속에서 참 이치 얻어가지니 내 참 멋이라

숲 깊고 밤도 깊으니 적막한데
떠오르는 달이 한없이 반갑구나

산골물소리 새삼 흥겨워
달과 더불어 자연을 나누네




앉으나 서나 세상의 끈을 놓았으니
마음에 오직 자연을 담는 자연의 아들일 뿐

물결처럼 출렁이는 풍진 세상사
십년간 사귄 사람도 칼날 만지듯 조심스럽네




가을

가을 단풍 비 개인 산으로 성큼 다가서
한 폭 그림으로 밝은 달빛 아래 섰네

돌 위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
돌단 숨소리와 어우러져 자연의 소리로다

무심한 세월 따라 온갖 꽃들 피고 지지만
가을단풍 온 산을 꽃처럼 피웠네

무슨 날인가, 가을 달빛에 잠겨 슬피우는 새
이곳에서 수도하는 이내 몸을 반기는가

앉으나 서나 세상의 끈을 놓았으니
마음에 오직 자연을 담는 자연의 아들일 뿐

물결처럼 출렁이는 풍진 세상사
십년간 사귄 사람도 칼날 만지듯 조심스럽네

출렁이는 물결따라 춤추는 풍진 세상사
자연의 참 맛보며 조용히 잊으리

-가을 수도 중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