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 없는 사내아이
박 영 춘
피울음 목청껏 소리 질렀다
거기서 뜨거운 손 놓쳤다
거기서 따뜻한 바람 기다렸다
개울물 덧없이 흘렀다
묘비 없는 사내아이
아직도 거기서
피붙이 기다리는 중이다
총성에 놀란 외로운 손
얼떨결에 주워든 총알껍데기 속으로
낯선 바람소리만 아우성칠 뿐
묘비 없는 흙무덤엔
이름 모를 꽃만 피고진다
사내아이가 바라는 따뜻한 바람
아직도 그 산등성이엔 불지 않았다
묘비 없는 사내아이
춥고 배고픈 하얀 뼈마디위에
그해 어렵사리 싹터
아름드리로 늙은 소나무
아직도 그 산등성이에서
그해 놓친 손 기다리는 황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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