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삼형제 떡두꺼비로 길러 내고도
시집온 이래
큰 기침 소리 한번 내본 적 없는 개사리댁
누가 뭐라고 해도
마지못해 한마디 응 할 뿐
그것도 입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나온 소리 도로 기어들어가도록 작은 소리
그 개사리댁
삼이웃 아낙 가운데
이렇게 말소리 작은 사람 보다 못 보았네
큰아들 장가 들여
며느리한테도
잔소리 하나 없이
타진 중의적삼 꿰맬 뿐
호롱불 끌 때의 숨소리도 누구 들리게 내지 않네
그러던 개사리댁
작년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앓더니
다 죽게 되어서야
삼형제 방에 모여 임종하는데
생전 구변이 있어야지
유언 한마디 변변히 해 보지 못하고
장독대 간장독 뚜껑 볕에 열어두라는 한마디 들릴락말락 하더니
또 한마디
느이 아버님 옷솜 새로 틀어다 넣어야 할 텐데 하더니
그냥 꼴깍 숨 넘어갔네
*구변口辯 : 말을 잘하는 재주나 솜씨
..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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