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새로 사야 할 것 같아요.”
“왜요, 고장이라도 났어요?”
“그건 아니에요.”
고장이 아니라면 무슨 일일까 싶어 요한 씨가 불쑥 건넨 말에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전자레인지로 다가가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아차,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내부 가득 사방으로 튄 음식물 얼룩들이 뒤엉켜 엉망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요한 씨 눈에는 이 얼룩진 기계가 이미 수명을 다한 것처럼 보였던 모양입니다.
“요한 씨, 새로 사기 전에 먼저 수세미로 닦아보면 어때요?”
직원 제안에 요한 씨는 기다렸다는 듯 "제가 해볼게요!" 하며 소매를 걷어부쳤습니다.
코드를 야무지게 뽑더니, 제법 묵직한 전자레인지를 번쩍 들어 올려 싱크대 선반 위에 턱 하니 올려놓습니다. 물을 적신 수세미로 조심조심 내부를 문지르기 시작하던 요한 씨가 이내 환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어, 닦이는 것 같아요!”
그때부터 요한 씨의 본격적인 '새 단장'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참을 닦고, 또 닦아내기를 반복하는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묵은 때가 허물을 벗듯 지워질 때마다 요한 씨의 땀방울도 함께 빛났습니다. 얼마나 노력했을까, 마침내 마술처럼 새것처럼 반짝이는 전자레인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깨끗해졌어요. 이제 안 사도 되겠어요!”
자신의 손으로 일구어낸 반짝임을 보며 요한 씨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요한 씨가 이렇게 잘 관리해주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고장 없이 잘 쓸 수 있어요.”
“앞으로는 진짜 잘 관리할게요.”
다짐을 하는 요한 씨에게 슬쩍 꿀팁 하나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음식을 데울 때 뚜껑을 덮어주면, 이렇게 사방으로 튀는 걸 막을 수 있어요.”
“그럼, 같이 덮개 사러 가요!”
새로 산 전자레인지 전용 덮개를 품에 안고 돌아오는 요한 씨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듯 밝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앞으로 눈에 더 잘 띄고 관리하기 쉽도록 전자레인지의 위치를 조금 높은 곳으로 조정하였습니다.
얼룩진 전자레인지를 보며 새로 사야 하나 고민했던 요한 씨의 마음이, 이제는 스스로 깨끗하게 가꾼 전자레인지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였습니다.
2026년 5월 2일 토요일, 임은정
당사자와 의논할 때 필요하면 사회사업가의 경험이나 지식을 이야기해 줄 수 있지요.
요한 씨의 상황과 형편을 살려 닦는 것을 제안하고 해볼 수 있게 부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경험이 다른 집안일 복지를 이루는 데 유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광환
대신하지 않고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거들며 돕는 이유가 있으시지요.
이런 살림살이를 가꾸는 소식이 반갑고 기쁩니다. 더숨
<과업 관련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