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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움, 취미 26-18, 진짜 예쁘게 잘 떴네

작성자이다정|작성시간26.06.09|조회수32 목록 댓글 0

#1. 틀린 채로 멀리 가지 않도록: 풀게요

전세움 씨가 뜨개공방 가기 전부터 뜨개질하더니, 족히 5단은 넘게 뜬 듯합니다. 많이 떴다고, 오늘 완성할 수 있겠다며 희망을 품고 기분 좋게 공방에 왔습니다.

 

공방 선생님들 눈에는 엉킨 곳, 잘못 뜬 곳이 여실히 보입니다.

송 선생님: “미안하지만 잘했는데 풀게요.”, “진짜 예쁘게 잘 떴네.”

 

그래도 이전에 떴던 아래쪽은 잘 되어 있나 봅니다.

김 선생님도 “이제 손에 익었나 봐요.”라며 거드셨습니다.

송 선생님: “(전세움 씨에게)설명해 주고 푸세요.”, “너무 많이 풀면 섭섭해할 것 같아.”

 

송 선생님께서 열심히 해 온 수강생이 일방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도록 권하시고, 마음 다치지 않게 괜찮다 싶은 부분은 그대로 두셨습니다. 틀린 채로 멀리 가게 그냥 두고 보실 분들이 아닙니다. 아쉽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게 도우십니다.

 

그래도 꽤 많이 풀어야 했습니다. 오늘 공방 오기 전에 뜬 부분은 진작에 다 풀렸습니다.

전세움 씨 표정이 복잡미묘했습니다. 애써 웃어 보였어요.

 

다시 떠야 하는 전세움 씨를 두고, 오늘 일찍 자리를 비우셔야 하는 송 선생님이 다가오셨습니다.

송 선생님: “어제 와서 열심히 떴는데, 잘하라고, 자.”

떠나기 전에 작은 빨간 하트 뜨개키링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송 선생님: “응원 선물! 사랑합니다~”

 

#2. 웃는 얼굴 발견

송 선생님이 가신 후에는 김 선생님께서 전담해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김 선생님: “(뜨개질할 때) 요령이 있어요. 여유 있게 잡고~”

 

“천천히 해요, 자기 스타일이 있으니까.”

“어, 이제 정확히 알아요.”

“(전세움 씨가)어느 코를 찾는지는 정확히 알죠.”

전세움 씨의 호흡을 존중하는 가르침. 김 선생님은 작은 변화 발전을 알아채고 힘을 실어주십니다.

 

전세움: “틀렸을까요?”

김 선생님: “맞았어. 잘했어요.”

 

“속도가 붙었어.”

“잘하고 있어요, 안 꼽고 자꾸 보길래 틀린 줄 알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직선으로 뜨기 시작했어요. 잘했어요.”

성장한 점을 구체적으로 콕 짚어주셨습니다. 망설이는 전세움 씨에게 연신 확신과 자신감 실어주십니다.

 

그러다 문득, 선생님께서 전세움 씨에게 물으셨습니다.

김 선생님: “힐링이에요? 저는 뜨개질하는 거 힐링인데.”

전세움 씨: “좋아요.”

김 선생님: “좋아? 뜨개질할 때 웃는 얼굴이라.”

직원: “아, 그렇군요…!”

김 선생님: “웃는 얼굴이에요. 예뻐요.”

 

곁에서 수강생으로 함께 뜨개질하느라 딴짓할 새 없던 직원은 전세움 씨가 웃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가끔 고개를 들어 전세움 씨를 보았을 때는 그저 집중하고 있는 줄만 알았습니다. 김 선생님 덕분에 전세움 씨가 미소 지으며 이 시간을 즐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찰나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미소를 보셨습니다.

 

“예뻐. 예쁘잖아. 예쁜 사람은 뭘 해도 예뻐.”

김 선생님이 전세움 씨를 이렇게 보고 계셨습니다.

 

#3. 미련 없이 툴툴

뾰족한 선글라스를 낀 멋쟁이 수강생 한 분이 오셨습니다.

실 푸는 이야기가 다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수강생: “(여기 선생님들은) 틀림 바로 풀어요.”

 

멋쟁이 수강생분이 연갈색 모자를 뜨다 잘못 뜬 부분을 발견하셨는지 툴툴 풀기 시작하셨습니다. 라면 가닥이 술술 나옵니다.

수강생: “풀어야지 뭐, 붙잡고 있어봤자.”

미련 없는, 담담한 말투.

수강생: “푸는 거 아까워하면 못 배워요. 초짜라도 틀린 게 보여요. 그래서 풀어야 할 때 풀어야 해.”

전세움 씨도 언젠가 아쉬움은 뒤로하고 더 잘 뜨기 위해서, 기꺼이 술술 풀어내는 단단한 뜨개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공방의 뜨개인, 다양한 어른들께 배웁니다.

전세움 씨는 뜨개를, 직원은 닮고 싶은 어른의 단단하고 다정한 모습을. 어쩌면 전세움 씨도요.

 

2026년 5월 2일 토요일, 이다정


'전세움 씨에게 설명하고 풀어야 한다.'

전세움 씨를 섬세하게 살피고 헤아리는 송 선생님 고맙습니다.

 

'푸는 거 아까워하면 못 배워요. 풀어야 할 때 풀어야 해.'

뜨개질을 배우며 익숙해져야 하는 건 코바느질 뿐만 아니라 풀어야 할 때 푸는 일이군요.

 

뜨개질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겠네요.

뜨개질하는 방법, 그리고 '때'와 '할 일'을 아는 지혜. - 21더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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