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상원이 엊그제 지난 7월 미국 하원에서 의결한 북한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대해 침묵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집권당의 이런 침묵은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불만이나 이견(異見)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따라서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는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생각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하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인권법안은 일부 자구(字句)가 고쳐져 상원을 통과했기 때문에 다시 하원을 거쳐야 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이고, 미국 정부 역시 별다른 이견 표시가 없어 시행이 확실시된다. 그리고 이 법안이 확정되면 당장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북한의 인권 개선과 탈북자 지원 등에 매년 2400만달러씩 지출할 수 있고,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과 난민 신청도 허용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가능한 수단들을 동원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재촉하겠다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의지가 실행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북한 인권에 대한 시각과 행동이 이렇게 흐름이 바뀌어가는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지금껏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연초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고, 북한이 미 의회의 북한인권법안과 탈북자 집단 입국 등을 이유로 남북 대화를 일시 중단하자 오히려 집단 탈북을 지원해온 우리 시민단체들에 유감만 표시했다.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안은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하면서 미 의회에 우려서한을 보내기까지 했다.
목숨을 걸고 생지옥을 탈출한 탈북자를 지원하는 법안이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는 열린우리당의 내부 논리는 누가 보기에도 수수께끼 투성이다.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것은 결국 북한 동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인권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다. 정부나 집권당도 국민 대다수의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한다면 북한인권법에 대한 반대나 이견보다는 북한 동포의 인권을 개선할 수 있는 보다 직접적이고 강력한 대안을 국제사회보다 먼저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