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MAX의 절대 강자 쁘아까오 포 프라묵(22, 포프라묵 짐 소속)이 드디어 무릎을 꿇으며 그간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태국 무에타이의 K-1MAX의 완전 장악설도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2월 23일 열렸던 K-1MAX 일본 대표 결정전(아리아케 콜롯세움)에서 토너먼트와 무관한 슈퍼파이트 매치로 성사된 쁘아까오 포 프라묵과 알버트 크라우스(24, 브리즈 짐 소속)의 격돌은 알버트 크라우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당초 2002년MAX 우승자와 2004년 우승자의 대결로 신구 제왕대결이라는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 경기는 쁘아까오의 약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한판이었다. 알버트 크라우스는 익히 알려진대로 킥복서이지만 복싱을 주무기로 하는 강렬한 펀치의 소유자이다. 초대 K-1MAX 결승전(2002)에서도 태국의 가오란을 상대로 강한 펀치를 뿜으며 압승(1회 KO승)을 거둔 바 있었던 알버트 크라우스는 이것으로 [무에타이 킬러]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알버트 크라우스는 쁘아까오의 약점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쁘아까오는 이미 지난 번 다케다 고조와의 대결에서 킥을 하는 순간 날아드는 카운터 펀치에 굉장히 약한 면을 보였고, 펀치 테크닉이라면 다케다보다 우위에 있는 알버트 크라우스는 이것을 확실히 이용했다. 반면 쁘아까오는 이미 지난 다케다와의 그 대결에서 엄청난 고전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약점을 확실히 고치지 못하면서 결국 K-1MAX 진출 이후 최초로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시합은 전체적으로 볼 때 쁘아까오가 더 공격적으로 나선 경향이 있었고 크라우스가 특별히 더 우세한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판정에 대한 논란이 있을 여지는 충분할 듯 하다. ( 그러나 작년 월드 맥스에서 쁘아까오가 보여줬던 압도적인 강함은 이미 근래의 시합에서는 이미 많이 사라져 버린 듯 한 느낌이다. 이것은 쁘아까오가 약해진 것이라기 보다는 그가 집중적인 분석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승부를 갈랐던 것은 2라운드. 크라우스의 오른손 훅에 쁘아까오가 다운되어 버렸다. 이것은 단순한 다운이 아니었다. 쁘아까오가 K-1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당하는 다운이었던 것이다.(슬립성 다운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시합 자체는 연장판정으로 끝이 났지만 이 승부는 사실상 2라운드에서 난 것으로 보는게 좋을 듯 하다. 그러나 쁘아까오는 역시 제왕의 자질을 갖춘 선수, 다운을 당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가 버렸다.(사실, 쁘아까오가 시합 운영 면에서는 알버트 크라우스보다 우세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그 다운 하나가 상당히 컸다.) 시합 내용도 다운 외에는 이렇다할 크라우스의 우세가 없었기 때문에 2대1 판정이 났다.
이번 시합을 두고 K-1MAX측의 룰 변경이 큰 변수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사실 룰 변경(클린치 시에 무릎 공격은 1회로 제한했다고 한다.)은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듯 하다. 워래부터 무에타이의 빰(목잡기)는 K-1에서 거의 봉쇄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쁘아까오 또한 목잡기 보다는 무지막지한 발차기를 주무기로 싸워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7전 전승으로 K-1MAX급 최강으로 여겨지던 쁘아까오의 이번 패배로 올해 있을 2005월드맥스의 세력 구도는 굉장히 복잡해지게 되었다. 마사토에게 두번이나 무릎을 꿇었던 알버트 크라우스가 쁘아까오를 잡아내면서 K-1MAX급에는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선수들의 주된 분석대상이 되어버린 쁘아까오는 기존의 킥 위주의 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게 되었다. 과연 삼코와 남삭노이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 쁘아까오가 이번 패배를 딛고 다시 한번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