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자 유 게 시 판

"100g에 10만 원"... 기계 거부하고 '손'으로만 만드는 이 음식

작성자시시비비|작성시간26.06.23|조회수31 목록 댓글 0

숭어알로 '영암어란' 만드는 최태근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

▲숭어알에 참기름을 덧바르고 있는 최태근 명인. 숭어알이 명품 어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놀랍다.

파리나 하루살이가 없다.

숭어알(어란)을 말리고 있는데….

하물며 그물망의 구멍도 크다.

엔간한 돌멩이가 들어갈 정도다.

어린아이들 주먹도 드나들 수 있겠다.

"어떻게, 파리가 한 마리도 없네요."
"참기름 덕입니다. 참기름을 자주 발라주니, 파리나 다른 벌레가 날아들지 않습니다. 

참기름이 방충과 방부제 역할을 해요. 그물망은 고양이를 막으려고 두른 겁니다."

▲최태근 명인 집에서 자연 바람과 햇볕에 건조되는 숭어알. 명품 영암어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건조는 자연 바람과 햇볕의 몫이다.

숭어알에 하루 몇 번씩 참기름을 덧칠하는 건 사람이 한다.

작은 건 3개월, 큰 것은 5~6개월 반복한다.

시나브로 연붉은 알이 진갈색으로 변한다. 무르고 약한 알도 단단해진다.

"손으로 다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기계로 할 수 없어요. 종합 예술입니다. 

바다가 키운 숭어의 알을 바람과 햇볕에 말리고, 사람이 정성 들여 만드는 예술품이죠."

최태근(65) 명인의 말이다.

▲최태근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 우리나라에 한 명뿐인 어란명인이다. 

최 씨는 오랜 세월 전통 방식으로 영암어란의 가치를 지켜왔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9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 한 명뿐인 어란 명인이다.

어란은 젊었을 때부터 만들었다.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건 2023년부터다. 

교육청과 학교에서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퇴직한 직후였다. 

지금은 논밭 3만 3000제곱미터에 농사를 지으며 어란을 만들고 있다. 

월출산 자락,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신흥동)에 살고 있다.

건조도 3~6개월, 숙성도 3~6개월

▲최태근 명인의 숭어알 건조장. 그물망의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럼에도 파리 한 마리 없다. 

옛날 궁중 진상품이었고, 수라상에 오른 어란 만들기는 해마다 4~5월 숭어잡이로 시작된다.

봄은 암숭어의 알이 가장 크고 영양분이 많을 때다.

최 명인은 숭어를 낚시로 잡는다. 알을 채취하려면 지방이 풍부한 4~5년생 암숭어가 제격이다.

"암숭어만 잡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반반이죠. 열 마리 잡으면 절반 정도만 암컷입니다. 

그중에서도 상품 가치가 있는 건 두세 마리에 불과해요. 

그만큼 숭어를 많이 잡아야 합니다."

"수컷이나 알을 꺼낸 암숭어는 어떻게 합니까?"
"나눠주죠. 저는 알이 필요하지, 고기는 쓸데없거든요. 지인이나 이웃들한테 주고, 외국인노동자들한테도 나눠줘요.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에도 주고. 건정(말린 고기)을 만들어 나누기도 합니다."

▲씨간장에 맺힌 장석. 장석은 오래된 씨간장이라는 증표다. 영암어란의 풍미를 더해준다. 

채취한 숭어알은 소금물에 담가진다.

핏물과 이물질을 제거한 뒤, 간수를 뺀 토판염으로 염장한다.

이어 청주에 보름 이상 담가 비린내를 없앤다.

청주도 찹쌀과 누룩으로 손수 빚어 쓴다.

술을 담그는 찹쌀도 직접 재배한다.

비린내를 털어낸 어란은 이제 씨간장에 절여진다. 

명인의 집에서 250년 넘게 내려온 씨간장이다. 

천일염 발효의 결정체인 장석이 덕적덕적 붙은 장이다. 

집안의 자랑인 씨간장은 어란의 풍미를 더해준다.

▲진공포장된 영암어란. 최태근 명인의 자긍심이다. 

어란 만들기는 자연 건조로 이어진다.

바람과 햇볕이 잘 드는 마당에서, 날마다 참기름을 덧발라주며 말린다.

건조과정은 알 크기에 따라 3개월에서 6개월 걸린다.

크고 물컹하던 알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단단해진다.

실제 85센티미터 크기 숭어의 알이 30센티미터 남짓 된다. 

건조과정을 거치면 25센티미터 안팎으로 줄어든다. 

무게도 700⁓800그램에서 500그램으로 줄어든다. 

어란 특유의 색깔과 맛을 더해가는 것도 이때다.

건조과정이 끝나면 숙성에 들어간다. 

숙성기간도 3~6개월 걸린다. 

한 쌍(2개)에 300그램 넘어야 상품으로 가치가 있다. 

500그램 넘으면 최상품에 속한다.

지역정체성 담긴 음식이자 문화

▲최태근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 그는 ‘영암어란’에 지역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100그램에 10만 원씩 팔아요.

영암어란의 맛과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사가죠.

통신판매를 많이 합니다. 외국인들도 좋아해요. 연간 400~500개 나갑니다."

최 명인의 말이다.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만든 어란은 풍미가 남다르다. 

쫀득한 감칠맛과 달짝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영양가도 높다. 갖가지 단백질과 비타민이 듬뿍 들어있다. 

허약체질을 강화시켜 준다.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은 심혈관질환에 좋다고 전해진다.

▲아주 얇게 저미듯 썰어 낸 어란. 오묘한 맛을 지니고 있다. 크래커와도 '찰떡'을 이룬다. 

맛과 향이 응축된 어란은 아주 얇게 저미듯 썰어 먹는다.

입안에서 천천히 녹여가며 먹는 맛이 일품이다.

말 그대로 오묘한 맛이다. 굽거나 조림으로 먹는 어란과는 비교할 수 없다.

싱그러운 바다향은 덤이다.

전통주나 맥주 안주로 곁들이면 으뜸이다.

크래커와의 조합도 '찰떡'이다.

작은 건 파스타에 넣기도 한다.

"숭어알로 만든 자연산 보약입니다. 

숭어도 직접 잡고 천일염 빼곤 전부 제가 다 만들어 씁니다. 

참기름 짤 참깨를 심고 간장 만들 콩도 재배하고요. 

청주 빚는 찹쌀도 재배합니다. 좋을 수밖에요.

 '영암어란'은 단순한 음식 아닙니다. 지역정체성 담긴 음식이고 문화입니다."

'영암어란'에 대한 최태근 명인의 자긍심이다.
이돈삼(ds2032)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43801&PAGE_CD=N0002&CMPT_CD=M0137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