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오디나무의 노래 / (박미산)
-미래에게
나는 끝을 압니다
가지 끝에 앉아 그 사내는 말합니다
당신은 모르실 겁니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요
난 그 끝을 다녀왔거든요
오늘도 같이 있지만 홀로 밤을 지새우게 되네요
어둡고 잎이 무성한 노래를 불렀어요
당신은 늘 무시했어요, 귀머거리가 된 것처럼
들어보세요
달에 홀린 피에로* 같이
온밤을 강풍에 매달려 절규하며
원시적인 무조음밖에 낼 수 없는 내 노래를
매력적인 화음을 내고 싶은데도 말이에요
메아리를 울려줘요, 당신
우린 한 몸이면서도
늘 불협화음을 내지요, 8월의 짝사랑
마르면서 타들어가 뿌리까지 뽑힙니다
끝을 보아버린 검자줏빛 미소가
가지 사이에 박힙니다
활활 타는 심장만이 있고,
만질 수도
키스도 할 수 없는 불꽃
*쇤베르크의 연가곡
**박미산: 2006년《유심》, 2008년《세계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루낭의 지도』현 고려대, 방송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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