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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눔아! / 출판사 서평

작성자趙南宣|작성시간18.02.16|조회수33 목록 댓글 0

                                          


<출판사 서평>


개화산 자락에서는
지금도 꽃이 피네


불교 공부와 불교 문학으로 평생을 보낸 인봉 조남선 선생이 시집 ‘이눔아’를 출간하였다.
“선생께서는 깨달았습니까?, 깨닫지 못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뭔가 진부한 느낌이 든다.
“선생께서는 행복하신가요?”라고 묻는다면 조금 낫다고 할까?
시를 한 편 보겠다.

산과 강에 초목이 어울리네
벌, 나비, 꽃과 새 더욱 좋아라
가는 길 멀다고 투덜대며 왔건만!
이내 당도하여 코앞이라
고개 들고, 휴∼ 한숨 내쉴 때
빨간 단풍 한 닢이 춤을 추네.

높고 낮은 험한 길, 그 좋은 길을
괜시리 나무라며 허둥지둥 했었지
새벽이슬 영롱할 제 노을을 볼 것을!
훗날, 훗날 먼 훗날을 노래했지만
벌, 나비 사라지고 둥지는 비었노라,
오늘이 노래하던 먼 훗날이라네.
('먼 훗날' 중에서)

인봉 조남선 선생은 70의 고령임에도 서울시 강서구 ‘개화사’에서 송강 큰스님과 인연을 맺고 10여 년 동안 꾸준하게 벽암록 공부를 해오고 있다. 비록 출가자의 몸은 아니지만, 웬만한 경전은 안 읽어본 것이 없고, 웬만한 수행은 안 해 본 것이 없어서 다소 거만하기도 쉽고, 어느 정도는 스승 노릇을 할 수도 있겠으나, 언제나 큰스님 아래에서 몸을 낮추고 공부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봉 선생은 최근 불교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벽암록을 보고 “세상에 더 이상 공부할 것이 없겠다, 내 생애에 최고의 공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렇게 공부한 마음이 위에 소개한 시에서 너무나 잘 드러나고 있다.
우리 모두는 바로 코앞에 있는 행복을 놓아두고 너무나 먼 길을 돌아다니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 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큰 스님 밑에서 오랜 세월 공부한 사람답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부처님 앞에서 누구도 ‘나도 부처님처럼 깨달았습니다.’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부처님의 생애를 읽어 보면 그저 자신의 삶이 부끄러울 뿐이다. 그렇지만 “부처님 덕분에 많이 행복해졌습니다.”라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부처님 덕분에 산과 강과 초목의 어울림과, 벌과 나비와 꽃의 노래와, 단풍잎의 춤과 새벽이슬의 영롱함과 노을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루하루 부처님을 닮아가며, 아름다운 시로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있는 인봉 선생님이 부럽기만 하다. 누구보다 모범적인 재가 수행자로 살아온 공덕이리라.

선생이 큰스님 밑에서 얼마나 마음을 다해서 공부하는 것인지는 시에서도 잘 드러난다.

딱, 딱, 딱, 죽비(竹篦) 소리에 팔만사천 구멍이 열린다
선남선녀 법우(法友)들이 일심으로 지심귀명례
일 배, 일 배, 또 일 배...至心歸命禮,
108배, 600배토록
시방삼세 佛菩薩님 前,
참회의 예를 올리나니 두루 살펴 감응하여 주옵소서.

삼복더위에 소낙비 주룩주룩 잘도 쏟네,
山寺의 추녀에도!
이마의 낙숫물은 빗물이 아니로세.
팔만사천 업장의 씻김일세.
지심귀명례, 본사 석가모니불, 아일다보살, 관세음보살...

팔만사천 열린 구멍이 모두 보고 모두 듣네,
대원본존 지장보살 마하살.

향 내음 법계에 띄우고,
꽃향기 그윽하니
환희 심 가득해라

내 안에 부처여, 관음이여, 지장이여,
오로지 지심귀명례뿐!
빈집의 살림살이 오롯이 이끌어
마음 바다 깊고 깊은 곳에
깨달음의 씨앗으로 가득하니,
쓰고 또 쓸 뿐, 줄지를 아니하네.

대장부의 할 일은 이것뿐이로세.
('開華寺 예참(禮懺)' 중에서)

재가자에게서 이렇게 오롯이 부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집을 오랜만에 보았다. 역시 큰스님이 주석해서 정성스럽게 법을 펼치고 있는 곳에서는 이렇게 늘 꽃이 피고 있음을 절감한다.
그 절 이름이 또 ‘개화사’가 아니던가.
부처님의 마음을 만나는 시집 한 권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인봉 조남선 선생은 현재 강서문인협회 회장과, [불교문학], 계간 문예지[국제문단] 발행인 및 편집인 역할을 맡고 있다.
도서출판 도반에서 고서 제본 방식으로 한지본과 일반본 두 가지로 출간되었다. 한지본은 안동한지를 사용하여 40,000원이고 일반본은 고급 용지를 사용하여 1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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