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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쓰는 편지 (203)

작성자趙南宣|작성시간12.03.27|조회수18 목록 댓글 0

 

 

1999년 11월 25일 (목), 맑음 바람

 

랑하는 아들아!

아침 기온이 심상치 않더니 오후부터는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내일 아침엔

전국이 영하권으로 내려간다고 하는구나.

강원 영동, 영서 지방은 영하 8도까지 된다니 바람이 불고하면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정도 되겠지?

칠흑처럼 어두운 산속에서 총을 메고 보초근무를 서자면 얼마나 춥겠니?

그럴 때 고향생각이 더욱 간절하겠구나.

날씨가 추워지니 제일 먼저 너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2명이 근무를 한다고 해도 일병이기때문에 더 춥고, 배고프고,

잠도 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졸병시절에 공통적인 점을 잘 알고 있단다.

사랑하는 봉연아!

무엇보다 피부로 고생할까 봐 심히 걱정이 된다.

올 겨울만 잘 참고 넘기면 내년 봄부터는 훨씬 수월해 질테니

 고생이 되더라도 잘 이겨내야한다.

"군인정신"으로서 용기를 내고 스스로의 강인한 정신력과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를 기원한다.

혹시라도 견디기 힘든 일이 있으면 솔직히 전화 또는 편지에라도 기별을 하거라.

너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겠다.

한 나라의 당당한 국민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그렇게 힘든 것이란다.

많은 어른 선배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국방의무를

그것도 36개월 씩이나 했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문제는 정신력이다.

반면에 어렵고 힘든 일에 경험이 많을 수록 장래에 어떠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능히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축적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무난히 극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정신 바짝 차리고 당당하고 늠름하게 너의 위치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훌륭한 말씀이 있다.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이지. 그래 어딜 가든 바로 너 자신이 주인이고

바로 주인공이란다.

몹시 추워지는 날 너에게 용기를 북돋우어 줄 말을 하고 싶은 거지만

얼마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99. 11. 25.

                                           - 아버지가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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