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산책로 - 동작대교 전망대 카페 - 허밍웨이길 - 김창숙기념관 코스
전효택 수필가
작년 9월 중순에 서초구 반포천 일대 피천득산책로와 하천길로 한강 유역까지 산책했다.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 역 5번 출구로 나서면 피천득산책로 입구와 만난다. 반포천은 우면산에서 발원한 하천으로 한강으로 흘러가며, 이 하천이 포장되어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대각선 방향에 산책로 입구가 보인다.
산책로는 반포천 제방길을 따라 서쪽으로 거의 직선으로 피천득 좌상과 시비 장소까지 연결된다. 산책로 북쪽 편이 반포아파트 대단지이다. 산책로 옆에 반포종합운동장이 있다. 강남의 요지라는 이곳에 상당히 큰 규모의 종합운동장 시설이 있음이 특이하다. 피천득 좌상 위치를 지나면 단지 재개발로 인해 흰 벽이 산책로 북쪽 경계를 따라 높이 세워져 있으나 산책에는 지장이 없다. 산책로를 따라 가로수 숲이 조성되어 있어 계절 따라 봄꽃으로, 우거진 녹음으로, 단풍으로 풍경 변화를 즐길 수 있다.
금아 피천득(1910-2007)은 서울대 사범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 현대수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다고 평가될 정도로 수필가로서 이름을 떨친 시인이다. 우리 세대는 고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수필은 청자연적이다.---’와 수필 <인연>을 배워서 익숙한 작가이다.
‘그의 수필은 간결한 문체로 명징한 사색을 펼쳐 놓음으로써 하나의 경지를 이루고 있다. 순수하고 고결한 정신세계를 영롱한 언어로 적어놓은 그의 수필은 운문을 읽는 것처럼 경쾌하며 독특한 글쓰기의 전범을 보이고 있다.’
피천득 수필가가 산책로 옆 반포아파트에 거주한 인연으로 산책로 이름으로 명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
피천득 좌상 건너편에 심산 김창숙 기념관 및 문화센터가 있다. 이 기념관에는 도서관 및 <피천득 다시 읽기> 등 문화 관련 행사 및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산 김창숙 선생은 유학자로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이다. 그는 팔십 평생을 반침략 독립운동, 반분단 통일운동,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일관한 민족의 사표이다. 유림을 중심으로 파리장서운동(제1차 유림단 독립운동), 독립기지개척운동(제2차 유림단 독립운동)을 주도하였으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부원장을 지냈다. 1927년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으로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재판과정에서 변호사를 거절하고 옥중에서도 투쟁을 벌여 일제 침략에 맞서 싸웠다. 1945년 광복 후에는 신탁통치를 반대하고 김구와 함께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승만 정권의 부정부패와 독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여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그는 초대 성균관장, 성균관대학교 초대 학장과 총장을 지냈으며, 1962년 3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이 기념관은 2011년 3월 29일 개관되었으며, 심산의 백절불굴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념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나라 사랑과 민주주의 정신을 함양하는 장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피천득 산책길은 하천길로도 연결되어 한강 유역까지 도달한다. 동작대교 바로 아래에서 승강기로 전망대 노들 카페로 연결된다. 카페에서 보이는 한강 주변과 여의도 풍광은 매우 멋지며 ‘서울에 이런 곳도 있네’ 하는 기분을 느낀다.
전망대 카페에서 돌아오는 길은 동작역(지하철 4, 9호선) 1번 출구 앞을 지나며 허밍웨이(humming way)로 들어선다. 소설가 헤밍웨이가 아니다. 반포천 산책로의 새로운 이름이다. ‘허밍웨이’ 뜻 그대로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다. ‘동작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아침 출근길과, 집으로 향하는 저녁 퇴근길에서 늘 즐거운 콧노래가 나온다는 길, 가벼운 운동할 때도 기분 좋은 콧노래가 나오는 길, 매일매일 허밍웨이에게 당신의 콧노래를 들려 주세요‘ 라고 이 길을 소개한다.
’자연과 닮은 길‘이며, 서초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한다.
이날 건강 걷기 코스는 반포천의 피천득 산책로와 하천길, 한강 유역과 동작대교 전망대 카페, 허밍웨이를 거쳐 다시 피천득산책길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걷기팀은 터미널 지하상가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해산했다. 경쾌한 반나절이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협의회 소식 겨울호,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