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과 주요섭
정정호(문학비평가, 중앙대 명예교수)
I 들어가며 : 피천득과 주요섭의 인연
세계문학사를 일변해 보면 문인들 사이 우정은 각별한 경우가 많았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와 S. T. 콜리지(1772-1834)는 두 사람이 새로운 문학에 대한 의기가 투합하여 1798년에 같이 공동 시집을 출간하였다. 이 역사적인 책 앞에 붙인 유명한 「서문」은 18세기 신고전주의 문학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낭만주의 문학운동의 봉화를 올렸다. 독일의 경우 괴테(1749-1832)와 프리드리히 쉴러(1759-1805)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가깝게 지내 독일 근대 문학을 함께 이룩했다. 미국에서는 랄프 월도 에머슨(1803-1882)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1817-1862)는 나이가 비슷한 친구라기보다 거의 사제 간이지만 19세기 중후반 미국 문학사에서 초절주의(Transcendentalism) 운동을 이끌었다.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 때 이상(1910-1937)과 김유정(1908-1937)은 병으로 일찍이 요절한 두 천재 시인과 소설가가 있다. 이 두 사람은 작가로서 서로를 인정하며 가난과 질병, 고독을 나누며 자신들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이 둘의 문학적 우정은 아쉽게도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1937년 3월과 4월을 사이로 하고 세상을 떠났다.
피천득(1910-2007)과 주요섭(1902-1972)과 인연은 직접 금아의 말을 빌리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이 글은 원래 1972년 11월에 주요섭이 연희동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타계한 뒤 『동아일보』에 실렸던 조사(弔辭)였다. 뒤에 이 조사는 주요섭의 호를 딴 「여심」이란 제목으로 수필집에 실렸다.
-이어진 강의 자료는
11월 5일(목) 오후 3시,
강의 마친 뒤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