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복 의 잣 대
김 명 희
대청마루 왕골 돗자리 좌정하신 할머니
등골로 흐르는 땀 노랑 부채 살랑살랑
길어 올린 샘물 동동 수박 자르면
불볕더위 꽁지 빼고 뒷산으로 도망갔지
흰쌀밥 조기구이 계란찜 할머니 밥상
벽장 속 보물 같은 간식 바구니
철책을 두른 듯 금단의 공간
어린 나는 꿀꺽 침만 흘렸지
뙤약볕 땀 흘리지 않아도
엄동설한 오들오들 떨지 않아도
산과 들 지친 걸음 걷지 않아도
유유 자적 태산 같은 할머니가 부러웠다
세월이 가져다준 선물인가
냉장고 가득가득 신선한 과일
집안일 척척 로봇 기계들
할머니 보물보다 넘치는 보물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보물
같이 즐길 그 누구도 어디에 있나
고무줄처럼 제 맘대로 행복의 잣대
26년 7월 국보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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