渡石津
[原文]
自是臨津最上流,
行裝草草附孤舟。
高人避世牽黃犢,
過客裁詩謝白鷗。
赤壁至今留古跡,
靑山依舊帶新愁。
若非聖代拘官事,
那得蓬窻半晌遊。
騏峯集卷之三
[역주]
石津:임진강 유역의 나루
臨津:임진강
行裝草草:행장이 간략함, 즉 급히 떠남
孤舟:외로운 작은 배
高人:속세를 떠난 고매한 인물
黃犢:노란 송아지, 전원·은일 생활의 상징
白鷗:흰 갈매기, 자연·무심(無心)의 상징
赤壁:중국 고사 속 적벽, 역사적 전적지 상징
蓬窻:띠집 창문, 초라한 서재 또는 은거 공간
[번역문]
석진을 건너며
본래 임진강 상류의 물길은 이와 같도다.
떠나는 행장은 허술하기 그지없어 외로운 작은 배에 몸을 실었구나.
고결한 사람은 세상을 피해 황소를 끌고 전원으로 들어가고,
떠도는 나그네는 시를 지어 흰 갈매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적벽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옛 자취로 남아 있고,
푸른 산은 예전과 다름없건만 새로운 시름을 더하고 있구나.
만약 성스러운 시대가 아니어서 관직의 일이 구속되지 않았다면,
어찌 이 좁은 띠집 창가에서 잠시라도 노닐 수 있었겠는가.
[부주]
이시는 기봉(騏峯) 이시성(李時省, 1598~1668)의 칠언율시로, 석진(石津)을 건너는 행로 중에 자연과 고사, 현실 관직 생활의 긴장을 함께 드러낸 작품이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임진강 상류의 자연 지형과 나룻배의 소박한 행장을 통해 유랑적 정서를 형상화하고, 중반부에서는 은일자와 자연 상징(황독·백구)을 통해 속세와 자연의 대비를 드러낸다.
후반부에서는 적벽 고사를 소환하여 역사적 공간감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청산이 주는 새로운 시름을 통해 시간적 지속성과 정서적 누적을 표현한다.
결구에서는 관직이라는 제도적 제약이 없었다면 자연 속 소요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반어적 구조를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긴장을 시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