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津
[原文]
披蓑忽抵此江頭,
新漲翻空水急流。
細雨調毛沙上鷺,
微凉刷羽浪中鷗。
三年往返應千里,
二日閒忙忽一舟。
西望海門飛逸興,
欲將身世老滄洲。
騏峯集卷之三
[역주]
披蓑:도롱이를 걸침, 비 오는 날의 행차
江頭:강가
新漲:새로 불어난 물
翻空:물결이 하늘을 뒤엎을 듯함
調毛:깃을 고름
鷺:백로
刷羽:날개를 정돈함
鷗:갈매기
三年往返:오랜 기간의 공무 또는 이동 생활
千里:매우 먼 거리의 상징
閒忙:한가함과 바쁨의 교차
海門:바다로 들어가는 입구
滄洲:속세를 떠난 은거의 공간
[번역문]
임진강에서
도롱이를 걸친 채 문득 이 강가에 이르렀다.
새로 불어난 물은 하늘을 뒤엎을 듯 거세게 흐르고 있었다.
가랑비 속에서는 백로가 깃을 고르고,
서늘한 바람 속에서는 갈매기가 물결 위에서 날개를 정돈한다.
삼 년 동안 오가던 길은 응당 천 리에 이르고,
이틀 사이의 한가로움과 바쁨이 문득 한 척의 배 위에 모인다.
서쪽으로 바다 어귀를 바라보니 흩날리는 뜻이 일어나고,
이 몸과 세상을 함께 창랑의 물가에서 늙어가고자 한다.
[부주]
이시는 기봉(騏峯) 이시성(李時省, 1598~1668)이 임진강(臨津江)을 배경으로 지은 칠언율시로, 자연 풍경과 유람적 정서, 그리고 관료 생활의 이동성과 피로감을 함께 형상화한 작품이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도롱이를 걸친 채 도착한 강가의 풍경과 급류, 조류의 생동감을 통해 자연의 역동성을 시각적으로 묘사한다.
중반부에서는 백로와 갈매기의 행위를 통해 자연 속 질서와 조화를 드러내며, 인간의 분주한 삶과 대비되는 자연의 여유를 강조한다.
후반부에서는 삼 년간의 이동 생활과 이틀 사이의 한가로움이라는 시간의 압축을 통해 관료 생활의 긴장과 단속성을 드러내고, 결구에서는 창주(滄洲)의 은거 의지를 통해 현실 탈속의 지향을 시적으로 완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