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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溪眞率會序

작성자이상훈|작성시간26.06.23|조회수14 목록 댓글 0

金溪眞率會序

原文

歲在戊午月維孟夏會飮于金溪之定跟堂酒數行有作而言者曰:「今日之會甚樂然病無以繼也諸公聞古之洛中眞率會者乎當時規約皆存焉盍遵成規永爲吾洞勝事乎?」聞者皆樂之無有以爲不可者

約旣成屬余序其事余惟洛中諸賢生當聖世文質彬彬焉固無貴於眞率之義而猶有取焉則是亦略於末而敦乎本也

況今世降俗末巧僞百態而吾黨之人獨全淳素人無矯激之行家絕浮華之習雖若歉於禮樂之文者而眞率則有餘矣

昔孔子稱齊魯之俗而言其至道有難易之序以此論之吾黨之少文多質猶爲近道名之以眞率似亦不浮其實而足爲吾黨之美號矣

嗚呼世方以文滅質而吾黨之人能自不染於流俗保其眞性斯亦可尙也已

雖然道貴得中任偏俱弊質而弊者亦但任情自用隘陋鄙瑣而已則雖與世之巧僞者有間其害道一也

自今同約之人益自惕念敦其所已能而勉其所未至則洛中諸賢豈獨專美於前也

恒齋先生文集卷之五

역주

金溪眞率會(금계진솔회)

금계 지역 선비들이 모여 술과 담론을 나누던 향촌 결사 모임.

歲在戊午(세재무오)

무오년(戊午年)에 해당하는 해.

孟夏(맹하)

초여름, 음력 4월 무렵.

定跟堂(정근당)

금계 지역의 특정 당호(堂號), 모임 장소.

眞率會(진솔회)

꾸밈없이 진솔하게 교유하는 모임. 당나라 낙중(洛中)의 고사에서 유래.

洛中眞率會(낙중진솔회)

중국 당대 낙양 지역 선비들의 진솔한 교유 모임.

文質彬彬(문질빈빈)

문채와 질박함이 조화된 상태.

世降俗末(세강속말)

세상이 타락하고 풍속이 쇠퇴함.

巧僞百態(교위백태)

교묘하고 거짓된 태도가 다양하게 나타남.

淳素(순소)

순박하고 꾸밈없음.

矯激之行(교격지행)

억지로 과장되거나 극단적인 행동.

浮華之習(부화지습)

겉치레와 사치의 습속.

禮樂之文(예악지문)

()와 음악()으로 대표되는 형식적 문명.

少文多質(소문다질)

문채는 적고 질박함이 많음.

齊魯之俗(제노지속)

(() 지역의 풍속, 공자가 언급한 예로 이상적·현실적 성향 비교에 사용됨.

至道(지도)

궁극의 도리.

任偏俱弊(임편구폐)

한쪽으로 치우치면 모두 폐해가 생김.

隘陋鄙瑣(애루비쇄)

좁고 비루하며 속된 상태.

同約(동약)

공동 규약을 맺은 사람들.

惕念(척념)

경계하여 마음을 다잡음.

번역문

금계진솔회서

무오년 초여름, 금계의 정근당에서 모여 술을 마셨다. 몇 순배 술이 오가자 어떤 이가 일어나 말하였다.

오늘 모임은 매우 즐겁지만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여러 공께서는 옛 낙양의 진솔회(眞率會)를 들으셨습니까? 당시의 규약이 모두 남아 있으니, 어찌 그것을 따르지 않아 우리 동네의 훌륭한 전통으로 삼지 않겠습니까?”

이에 여러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곧 규약이 성립되었고, 나에게 그 일을 기록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나는 생각건대, 낙양의 여러 선비들은 성대에 태어나 문채와 질박함이 조화로워 본래 진솔함을 귀하게 여길 필요조차 없었으나, 그럼에도 이를 취한 것은 형식적인 말단을 덜어내고 본원을 돈독히 한 것이다.

하물며 지금은 세상이 쇠하고 풍속이 얄팍해져 교묘하고 거짓된 모습이 백태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 무리만은 유독 순박함을 온전히 지켜 과장된 행동이 없고 집집마다 사치한 습속이 없다. 예악의 형식은 부족한 듯하나 진솔함은 오히려 충분하다.

공자께서 제나라와 노나라의 풍속을 평하며 도달하는 도리에는 난이의 차례가 있다고 하셨다. 이를 보면 우리 무리가 문채는 적고 질박함이 많은 것은 오히려 도에 가까운 것이니, 이를 진솔이라 이름하는 것도 실제에 어긋나지 않으며 우리 무리의 좋은 이름이 될 만하다.

아아, 세상은 문채만을 숭상하여 질박함을 잃어가고 있으나, 우리 무리는 스스로 속세에 물들지 않고 참된 본성을 지키고 있으니 또한 귀한 일이다.

그러나 도는 중용을 귀하게 여기며 치우침은 모두 폐해를 낳는다. 질박함만을 고집하여 폐해가 생기면 그것 역시 감정대로만 행동하여 좁고 비루한 상태가 될 뿐이니, 세상의 교묘함과 다를 바 없다. 그 해로움은 결국 도를 해치는 점에서 동일하다.

이제부터 동약한 사람들은 더욱 스스로를 경계하고, 이미 할 수 있는 바는 더욱 돈독히 하며 아직 이르지 못한 바는 힘써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낙양의 여러 선비가 어찌 홀로 옛사람에게만 아름다움을 전유하겠는가.

부주

이 글은 항재(恒齋) 이숭일(李嵩逸, 1631~1698)의 서문으로, 금계 지역 향촌 선비들의 교유 모임인 진솔회의 성립 과정을 기록하고 그 의미를 유학적으로 해석한 글이다. 저자는 당대 낙양의 진솔회를 모범으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문질의 중용이라는 성리학적 원리 속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세강속말(世降俗末)”이라는 시대 진단과 소문다질(少文多質)”이라는 자기 규정은, 조선 후기 영남 유학의 향촌적 실천 윤리를 잘 보여준다. 동시에 임편구폐(任偏俱弊)”라는 경계는, 순박함의 미덕조차 과도하면 또 다른 폐단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여 중용론적 균형 의식을 드러낸다.

이 글은 단순한 모임 기록이 아니라, 향촌 지식인의 자기 규율과 공동체 윤리를 성리학적 언어로 정당화한 일종의 학문적 결사 선언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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