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60612. 관계의 척도는 무슨 자로 재야 할까?
민구식
시간에 비례하여 관계가 깊다고 할 수는 없다.
몇 십 년을 만나고 봤는데도 어느 날 하찮은 모습을 보면서 남이 되는 경우가 있다.
1년도 못 봤는데도 매일 마음을 쓰이면 가족이다.
척도는 깊이보다는 빈도이다. 얼마나 오래 유지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마음을 썼느냐가 기준이 된다.
그래서 어떤 관계는 길어질 수록 멀어지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짧아도 단단해지는 것이다.
수십년을 함께 계모임을 하면서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했던 동창모임이 깨졌다. 나는 이만큼 했는데 너는 왜 그만큼 못하느냐는 식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네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냐는 식의 비교, 폄하가 보이더니 파벌이 생기기 시작했다. 겨우 5가족이 모이는 곳인데 두셋이 따로 또 모이고, 거기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남들은 그것도 모르고 박수치고, 누군가가 소외당하고 그러니 그것이 안 보이겠는가? 그래서 모임을 한 달에 한 번을 보름에 한 번으로 자주 만나자고 했더니 거부당했다. 이미 거리감이 등거리 평균치를 넘어선 것이었다. 결국은 탈퇴했고, 그 모임은 일년도 못 가서 해체되었다.
친교모임이 거래처럼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런 생각을 하거나, 그런 생각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면 그 조직은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모든 관계가 거래처럼 되면
거래의 이유가 사라지면 조직 자체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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